9.11 테러 당시 美 국방부 국내 방공 지휘부가 미국 영토의 테러 공격에 대한 대비태세를 전혀 갖추지 않은채 항공기 납치에 허둥지둥, 대처가 늦어 위기관리에 허점을 보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16일 `9.11 테러 조사위원회'가 미국의 항공교통을 관리하는 미연방항공국(FAA)과 영공 방어를 담당하는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의 당시 대처상황에 대한 공개 청문회를 개최하기 앞서 조사위원들에게 배포한 보고서 초안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9월 11일 아침 기존의 의식은 테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면서 "문제가 발생한 뒤 이런 상황을 경험해 본 적도 없고, 훈련도 전혀 받아보지 못한 사람들이 서둘러 임시 방어책을 시도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보고서를 읽었다는 관리들을 인용, 이같이 보도하고 보고서에 명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NORAD가 좀더 조직적으로 대처했다면 첫 피랍 항공기가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하고 50분도 더 지난후에 펜타곤으로 날라들어온 항공기는 격추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피랍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도록 한 딕 체니 부통령의 긴급 명령도 피랍된 4대의 항공기 중 마지막 네번째 항공기가 테러리스트와 탑승객간 싸움으로 펜실베이니아에 추락할 때 까지 일선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NORAD측은 보고서 내용에 대한 논평을 하지 않았지만 9.11 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은 `NORAD와 FAA측이 보고서 초안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됐다며 수정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위 관계자들은 또 17일 청문회가 열리면 백악관과 국방부, 그리고 연방정부의 응급대처가 왜 그렇게 늦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면서 9.11 당시 연방정부 내부의 광범위한 혼돈상태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토머스 킨 조사위 의장은 "당시 많은 혼란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대통령이 무엇을 했고, 부통령이 무엇을 했으며, 백악관 긴급대처센터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를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