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결과 유럽연합(EU) 유권자들의무관심과 쟁점의 실종 속에 25개 회원국에서 집권당들이 대부분 패배하고 야당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도우파 정당 연합체인 유럽국민당-유럽민주주의자(PPE-DE) 그룹이 제1그룹, 유럽사민당(PSE) 그룹이 제2그룹의 자리를 지켜 제 1,2그룹의 판도는 이전 유럽의회와 같을 것으로 예측됐다. 유럽연합(EU) 25개국에서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에 걸쳐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를 종료한 결과 출구조사에서 이같이 예측됐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는 EU가 지난 5월1일 회원국이 기존의 15개에서 중동구권 10개국을 합해 25개로 확대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것이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19개국이 13일 선거를 실시했으며 영국, 네덜란드 등6개국이 10일부터 12일까지 투표를 마쳤다. 중도우파인 PPE-DE그룹은 총 732개 의석 중 250-280석을, 중도 좌파 연합인 PSE그룹은 190-21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 3그룹은 유럽자민당(ELDR) 그룹으로 55-70석을 얻을 것으로, 유럽통합 반대론자들인 '민주주의와 다양성 유럽그룹'(EDD)은 16-2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가 3억5천만명에 이르는, 사상 최대규모의 다국 선거로서 인류 최대의 민주주의 실험 중 하나로 평가됐으나 EU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투표율이 유럽의회 선거 사상 가장 낮은 44-45%에 불과할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예측됐다. 특히 최근 EU에 가입한 중동구권 10개국의 투표율이 25-30%에 불과해 EU 확대가이들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성급하게 추진되지 않았느냐하는 반성을 불러일으켰다.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투표율 저조는 영국, 폴란드, 체코, 덴마크, 스웨덴 등에서 유럽통합 회의론자들이 부상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구조사 결과 프랑스, 독일의 집권당이 참패하는 등 25개 회원국 대부분에서집권당이 패배하고 야당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번 선거가 EU 차원의 쟁점에 좌우되지 않고 국내 정치 상황에 큰 영향을받았으며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유럽의회 선거를 집권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기회로 삼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제 1 야당인 사회당이 30% 가량을 득표해 총 78개 의석 중 28-30석을얻고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은 17% 가량을 득표해 16-18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독일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민당이 21.6%를 득표한 반면야당인 기민-기사당 연합이 45.3%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경기침체, 고실업, 집권당과 정부가 추진 중인 사회보장혜택 축소 등에 대한 두 나라 국민의 반발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라크 파병에 대한 국민 반대도 집권당 패배를 초래한 원인이 됐다. 스페인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해 최근 집권한 사회당이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승리했으며 이라크 전쟁을 앞장서서 지지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패배한 것으로 예측됐다. 네덜란드에서는 이라크에 1천400여명을 파병한 집권당이 패배하고 야당인 좌파가 승리했으며 이라크에 3천여명을 파병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에 대한 지지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포르투갈에서는 이라크 전쟁을 찬성했던 집권 우파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고 야당인 사회당이 이길 것으로 예측됐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야당인 사민당이 박빙의 승리를 거두고 체코는 투표율이 극히낮은 가운데 야당인 시민민주당이 총 24개 의석 중 9석을 차지하고 집권 연정 3당은5석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폴란드에서는 투표 종료 4시간 전 투표율이 20%에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