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4:54
수정2006.04.02 04:55
요즘 들어 재테크 시장에도 국제유가 움직임이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이후 국제 원유시장은 전형적인 '트레이드 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레이드 장세란 투기적인 자금의 유ㆍ출입에 따라 유가 수준이 좌우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국제유가는 지난 3일 합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이행 여부와 이달 말로 예정된 이라크의 정권 이양 이후 증산 규모 등이 변수지만 투기 요인이 있는 한 지금의 고공 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고유가가 재테크 시장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실질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골드뱅킹 등 대체투자 혹은 대안투자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새로운 금융상품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여러 상품 가운데 갈수록 인기를 끄는 인플레 연동채권(TIPsㆍTreasury Inflation Protected Securities)이 대표적인 예다.
일반 국채의 경우 물가가 상승하면 실질수익률이 떨어지지만 인플레 연동채권은 물가상승분을 수익률에 자동 반영토록 돼 있어 실질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당초 미국의 빌 클린턴 전 행정부의 조기 상환(Buy-backㆍ만기 이전에 국채를 미리 상환하는 것) 계획에 따라 1997년에 첫 발행된 인플레 연동채권은 그간의 문제점이던 유동성을 보강하고 만기 구조를 다양화하면서 최대 국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의 유력 경제일간지인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올해 미국 재무부가 5백80억∼6백억달러어치의 인플레 연동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으로 발행 증가 추세가 이어져 2009년에는 10년 만기 국채시장을 능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만간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인플레 연동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보여 최근과 같은 고유가 국면에서는 실질수익률을 보전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또 하나 유망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사회책임투자(SRIㆍSocially Responsible Investing)다.
사회책임투자란 미국의 뮤추얼 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이 큰 에이미 도미니가 창안한 것으로 '좋은 세상을 만들고 높은 투자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투자수단'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회책임투자는 반인륜적ㆍ반사회적ㆍ반환경적인 기업보다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기업을 선택한다.
지금까지 사회책임투자는 단순히 높은 수익만을 추구하는 투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 증시에서 사회책임투자 지수인 '도미니 400사회지수'와 다우존스의 '지속가능지수'는 일반적인 우량주 주가지수인 S&P500의 실적을 능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이후 국내 시중은행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사모펀드(PEF) 조성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사모펀드란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높은 수익을 노리는 펀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성공할 경우 투자자와 중소기업 모두 좋은 선순환(win-win) 게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최근처럼 고유가 등으로 국내 기업들이 어려울 때 이런 사모펀드에 투자해 경제난국 극복에 기여하면서 높은 수익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 사회책임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한상춘 <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