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실적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이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유가와 내수침체의 악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수출품목들은 대부분 두자릿 수증가율을 기록하며 흔들리는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수출호조 전 품목, 전 세계로 확대 = 지난달 주요 품목 가운데 마이너스 성장이나 10% 이하의 증가율을 보인 것은 선박(-8.4%)과 섬유(0.6%) 뿐이다. 석유제품(166.3%),무선통신기기(82.9%),반도체(66.4%),자동차(30.7%),컴퓨터(42.5%),가전(46.8%),일반기계(64.6%),석유화학(38.1%),철강(23.9%)등 하나같이 20% 이상의 높은 수출증가율을 나타냈다. 지역적으로는 긴축정책의 악영향이 우려됐던 대중 수출은 오히려 증가율이 91.6%로 확대됐고, 미국(60.1%), EU(77%), 아세안(33.1%), 홍콩(78.8%), 일본(44.4%),중남미(91.9%), 중동(49.1%), 동유럽(91.8%), 아프리카(34.3%) 등의 신장세도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누적 수출은 1천17억7천만달러로 5개월만에 1천억달러를 돌파, 작년기록을 2개월 앞당겼다. 작년대비 올 1분기 우리나라 제품의 주요시장 점유율도 미국 2.9→3.1%, 일본 4.7→5.0%, 중국 10.4→11.1%로 확대됐다. 그러나 5월 20일까지 IT제품(80.6%)을 포함한 중화학제품의 수출이 70.8%나 늘어난데 반해 중소기업 중심의 경공업제품 증가율은 3분의 1에 못미치는 18.7%로 집계돼 최근 수출호조가 대기업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반증했다. ◆연간 흑자 200억달러 조기달성 가능 = 지난달 우리나라는 30억1천100만달러의무역흑자를 더함으로써 누적흑자가 124억3천600만달러에 달했다. 월간 흑자규모가 지난 98년 12월 37억7천만달러에는 못미치지만 당시 흑자가 수출증대보다는 외환위기에 따른 수입급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평가를 달리해야 한다. 또 정부가 연초 목표로 제시했던 연간 100억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5개월만에 조기 달성한 것이다. 정부는 최근 목표 조정을 통해 흑자 전망을 200억달러로 높여 잡았지만 지금의수출 호조세대로라면 이마저도 8월이나 9월이면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따라 산자부내에서는 무역수지 전망을 다시 240억-260억달러로 조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무역흑자가 이 정도라면 지난 98년 390억3천100만달러 이후 6년만에 최대치다. ◆원자재 부담 가시화 = 지난달 20일까지 우리나라의 원자재 수입 증가율은 44.3%로 올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원유는 도입물량이 2.4% 증가에 그쳤지만 도입단가가 30.9%나 높아지는 바람에 총수입액은 22억5천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34%나 증가했다. 철강 금속제품도 중국의 긴축정책에도 불구, 국제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철강판(66.1%) 등 수입물량이 급증해 증가율이 74.7%에 달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상승이 수출에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기업들의 수출채산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것이 자칫 호조를 보이고 있는 수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yk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