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재테크 시장에서는 리스크 회피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원인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가능성이 불거진 것이 가장 크다.


다른 하나는 국제유가 상승, 중국의 경기조절, 대내정책 혼선 등으로 투자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처럼 재테크 시장에서 리스크 회피현상이 나타날 때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는 곳은 시장자금 흐름의 단기화 현상이다.


대표적인 단기상품인 투신권의 수시입출금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이달 들어 20일까지 1조원 이상의 시중자금이 들어왔다.


단기저축성 상품을 중심으로 시중은행의 예금도 증가세로 돌아서 갈수록 유입규모가 커지고 있다.


채권과 채권관련 상품이 선호되는 것도 전형적인 리스크 회피전략이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채권형 상품에 1조 3천억원의 시중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지난달 자금이 많이 이탈됐던 단기채권형 상품에 또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실적과 현금흐름 상황에 따라 주가수준을 달리하는 차별화(nifty fifty)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리스크 회피시장에서는 기초여건이 건전하지 못한 기업들의 주식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국내증시가 특정 몇개 종목에 의해 왜곡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출회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년간 가계대출에 치중해 왔던 시중은행들은 부실채권 발생을 우려해 대출회수에 나설 태세다.


가계들도 앞으로 금리가 인상될 것에 대비해 대출을 조기에 상환하거나 부동산을 매각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3년동안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투자자금이 몰렸던 '고수익ㆍ고위험'의 혼합상품 인기는 급락하는 대신 대안투자와 해외투자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미국 등 해외부동산 시장에 국내자금이 몰리고 있는 현상은 그만큼 국내재테크 시장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우리 국민의 정서를 감안하면 앞으로 정책당국에서 어떤 식으로든 규제가 나올 것으로 보여 해외부동산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번에 리스크 회피성향을 강하게 했던 대외 3대 악재가 아직까지는 풀리지 않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각종 정책혼선 등에 따른 불확실성 요인이 많은 상태다.


문제는 이들 요인이 대부분 구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미국금리만 하더라도 일단 인상국면에 들어서면 약 1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경기조절 정책도 금융기관들의 대규모 부실채권 등을 감안하면 상당기간 지속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국제금융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재테크 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리스크 회피성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계절적으로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있어서 이런 성향은 의외로 심하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과거의 경우 최근과 같은 불확실성이 많은 때에는 위험자산을 최소화해 놓고 장기여름 휴가철을 떠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테크 생활자들은 위험자산 보유비중을 줄여 놓아야 한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이 많은 때에는 '쉬어가는 것도 중요한 재테크 수단'임을 유념해야 한다.


한상춘 <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