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중인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은 29일 "북한이 미국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갖고 있으나 동시에 대화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와구치 외상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장관과 한.일외무장관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최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회담에 배석한 정상기(丁相基) 외교부 아.태국장이 전했다. 가와구치 외상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한반도 비핵화가 최종목표이고 6자회담을 통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희망하며 핵동결이 핵폐기의 첫 걸음으로서 검증을 수반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북 정상회담 분위기는 매우 솔직했으며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일본내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에 대해 60% 이상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그다지 평가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 장관은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6자회담의 유용성과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확인하고 검증을 통한 핵동결 의사를 표명한 것은 의미있는 성과"라며 "한국은 일본이 일.북 국교정상화 교섭채널을 갖게 되면 6자회담 과정에서 좀 더 큰 역할을 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한.일 양자관계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정 추진 등 의미있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면서 "다만 양측간 일부 역사인식 문제에 기인한 잠재적 갈등요인이있고 국내외 환경변화에 따라 대외정책에 대한 일부 오해나 우려가 양국 국민 사이에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 장관은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정치인 교류 활성화 ▲정책대화 추진 ▲정상간 대화 촉진 등에 노력하자고 제의했고, 이에 가와구치 외상은 공감을 표시한 뒤일본 로카쇼무라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후보지로 선정되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와구치 외상은 한.일 외무장관회담에 이어 청와대를 방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예방했으며 30일 이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