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국회가 29일 막을 내린다. 16대 국회는 극심한 정쟁과 초유의 여당 분당, 줄구속 사태를 몰고온 불법대선자금 수사 등 파란이 이어진 격동의 시기였다. 4ㆍ15 총선에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현실정치에서 퇴장, '3김시대'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30일 임기가 시작되는 17대 국회는 세대교체와 정치개혁이 새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김혁규 총리지명 문제가 향후 정치의 향배를 결정하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16대 국회 결산 =지난 4년간의 국회는 총체적인 정쟁과 대립으로 점철됐다. 잇단 국무위원 해임건의안과 대통령 탄핵소추안, 1년간 계속된 '방탄국회', 총리인준안 부결, 회기내 예산안 처리 불발, '의원 꿔주기', 대통령 아들 구속 등 각종 불명예스런 기록이 이를 반증한다. 최대 이벤트는 2002년 12월 대선이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됐던 대선전은 그해 11월25일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의 여론조사 경선에서 승리, 단일후보가 되면서 일거에 판세를 뒤집었고 극적인 역전승을 통해 '참여정부'를 출범시켰다. 대선 승리의 감격이 채 가시기 전인 지난해 9월 대선과정에서 대립을 거듭해온 민주당내 친노(親盧)와 반노(反盧)가 결국 갈라섰다. 지난해 11월11일 의원 47명의 열린우리당이 '정신적 여당'을 자처하며 창당했다. 이 와중에 불법대선자금과 비리로 정치인 및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사태를 빚었고, 급기야 노 대통령이 재신임카드를 꺼내들면서 정치권을 혼돈속으로 몰아넣었다. 4ㆍ15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이뤄진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의 국회 통과와 곧이은 총선은 16대 국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탄핵광풍'이 열린우리당에 압승을 안겨줬고 현역 의원중 34.8%만이 살아남는 세대교체로 이어졌다. 이 기간중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2천5백7건이었고 이 중 1천7백53건이 처리됐고 7백54건은 심의도 받지 못한 채 자동 폐기됐다. ◆ 17대 국회 전망 =김혁규 총리지명 문제가 '상생의 정치'로 갈지 여부를 결정하는 첫 시험대가 되고 있다. 여야가 정치력으로 이 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 17대 국회 전도도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여야는 상임위원장 배분과 언론ㆍ사법개혁 등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 있는 상황이다. 17대 국회는 초선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 선수 파괴 등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지면서 차세대 주자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3김 이후의 새로운 리더십 창출과 정치개혁 실천도 과제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