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4:23
수정2006.04.02 04:26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김근태(金槿泰) 전 원내대표와의 입각을 둘러싼 불화설에 대해 "허깨비가 많다"고 일축했다.
최근 부인과 단 둘이 설악산에 다녀온 정 의장은 김 전 대표에 대해 "인간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불편한게 전혀 없다"며 "차 한잔을 하든지, 식사를 하든지 연락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자신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대해 "허깨비가 횡행해 더 보태면 민망하게 된다"며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휴가후 첫 일정으로 이날 오전 다카노 도시유키(高野紀元)주한 일본대사와 만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북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한.일 관계 전반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휴가는 어땠나.
▲8년만에 처음이다.
설악산에서 닷새동안 지냈는데 TV도 안봤고 신문이 왔어도보지 않았다.
주말까지 있으려고 했지만 5월초에 미리 잡은 일본대사와 약속을 취소하는게 결례인 것 같아 내려왔다.
무산스님이란 선승을 만나 이야기 했는데 `세상에허깨비가 많다.
마음을 잘 닦아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김근태 전 원내 대표 만나는가.
▲차 한잔 하든지 식사 하든지 연락해보겠다.
김 전 대표가 정치 선배고 늘 함께 해왔다.
인간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불편한 게 전혀 없다.
믿고 의지하고 상의해왔다.
큰 스님 말처럼 허깨비가 많다.
--허깨비가 뭐냐.
▲신문과 방송에 나온게 허깨비다.
당 의장 그만둔 것과 휴가간 것만 팩트고 나머지는 다 아니다.
부끄러운 것은 열린우리당이 민생에 당력을 집중해야 하는데 그만둔 의장의 거취문제를 가지고 소란을 피우고 짜증스럽게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본인들에게 입각에 대해 통보했다는데.
▲입각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임명권자에게 속한 일이다.
그 이상, 이하도 없다.
나는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 한 마디도 말을 한 적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 접촉없었나.
▲그렇다.
--입각앞두고 준비했던 분야는 뭐냐.
▲사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때 간절히 정부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회가 없었다.
--소신이 있을텐데.
▲허깨비가 횡행해 더 보태면 안된다.
민망하게 된다.
--일본 대사와 왜 만났나.
▲고이즈미 총리 방북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한일의원연맹이 세대교체가 돼서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통일부장관에 관심있어서가 아니냐
▲5월초에 이야기된 것이다.
중국대사와도 이번주나 다음주에 저녁먹기로 했다.
--당내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의 총리지명에 대해 반대 의견이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 있을 뿐이지 명시적 반대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명절차에 들어가면 당이 하나로 모아질 것이다.
김 전 지사에 대해 야당이 문제 제기하는데 노 대통령이 새출발하면서 꺼낸 첫 카드다.
야당이 큰틀에서 협력하는 게 상생의 정치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