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중심부에 있는 DVD 매장. 견본의 절반정도가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이다. 숫자면에서 헐리우드 등 서양의 작품에 필적한다.일본 것은 그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지원이 뒷받침된 한국의 영상산업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을 점령하고있다고 아사히(朝日)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3건의 기사를 통해 한국 영화와드라마가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배경을 상세히 분석했다. 한국 드라마의 최대 수입국은 대만이며 중국은 3위. 그에는 못미치지만 홍콩에서도 한국 스타들의 브로마이드 매장이 번성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이후 한국 드라마와 영화.패션.음악 등은 중화권에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한류는 반짝유행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한국섬유업계는 한국패션의 아시아 시장 침투를 목표로 상하이에서 패션쇼를 열었다. '겨울연가'의 여주인공 최지우 등 한국의 스타들이 동원됐다. 이날 500명에 한정된 좌석을 차지하지 못한 팬과 기자들의 항의로 패션쇼장 밖은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쉬리' 이후 일본에서도 한국영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NHK가 4월 재방영에 들어간 드라마 '겨울연가'는 4회까지의 평균 시청률이 10%를 웃돌았다. 미국의 인기 수입드라마의 시청률이 3%대이고 더욱이 토요일밤11시대의 방영임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기록이다. 일본 위성방송 관계자들은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채널에서 가입자가 증가하고있다고 전했다.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은 한국 드라마 2위 수입국으로 급부상했다. 상하이의 한 대학원생은 "일본 드라마에 비교해 한국 드라마의 작품이 길어 다음 편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본 방송 프로듀서들은 "일본 드라마에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작품이 별로 없다"며 "중장년층을 흡인한 '겨울소나타'는 일본의 드라마제작에 빠져 있는 부분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향후 일본의 드라마제작이 한국작품에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한국 드라마의 눈부신 성공을 정부지원에서 찾았다. 지난 1997년의 금융위기 이후 김대중(金大中) 정부는 해외자본 도입과 재벌개혁을 병행해 경제회생을 모색하면서 문화산업으로도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신문은 작년에 발표된 '방송영상산업진흥 5개년 계획'을 상세히 소개했다. 정부 지원은 실적으로 이어져 한국의 방송영상과 영화의 수출액은 1998-2003년사이 각각 3.7배, 11배 신장했다. 신문은 영상산업에서의 성공은 한국의 상품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