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룡천역 기자역 폭발사고의 원인이 아직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차 충돌설과 질산암모늄 폭발설, 정유시설 또는 유류저장탱크 폭발설 등 세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충돌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열차가 룡천역을 통과할 무렵 경호 차원에서운행을 차단했던 일반 열차를 운행재개시키는 과정에서 신호 체계에 이상이 생겨 LP가스 운반열차와 석유 운반 열차가 충돌해 폭발이 발생했다는 설이다. 사고 직후 중국 국경도시 단둥(丹東)의 소식통들이 LP 가스와 석유를 각각 실은화물열차 두 대가 충돌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열차충돌설이 나왔다. ▲화학약품 폭발 = 사고 하루 뒤인 23일 오후 중국 신화통신이 "열차에 실려 있던 질산암모늄이 유출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평양 주재 중국 대사관의 말을 인용, "이번 사고는 여러 대의 열차중 한대에 실려 있던 질산 암모늄이 유출되면서 일어났다"고 전했다. 화학비료로도 쓰이는 질산암모늄은 보통 공기 중에서는 안전하지만 가연성 물질이 섞이거나 밀폐 용기 속에서 가열, 충격, 마찰 등의 자극을 받거나 원유와 혼합되면 폭발한다. 지난해 11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잇달아 발생한 폭탄 테러에도 질산암모늄 폭발물이 사용됐다는 설이 있으며 1995년 4월 168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미 오클라호마연방청사 건물 폭파테러에도 사용됐다. 다만 질산암모늄은 원유와 혼합되면 강력한 폭발력을 지닌다는 점에서 질산암모늄 유출설도 유류탱크를 실은 기차 또는 유조차와 충돌설을 뒷받침한다. ▲유류탱크 폭발 = 기차 역 구내에 있는 유류 저장소가 기차의 탈선이나 충돌또는 화재 등에 의해 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룡천역에 유류 저장소가 있는지 또는 룡천역 주변에 정유시설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북한의 주 석유 수입원이 중국이고 사고가 난 룡천역은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철도가 지난다는 점에서 유류탱크 또는 정유시설이 있을 수 있다는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