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국 슈퍼보울 게임 막간 공연 때여가수 재닛 잭슨의 가슴 노출 소동이 미 광고업계의 성적 이미지 광고 전략을 바꾸도록 하는 데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고 유에스투데이지가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리스케이(외설) 광고는 너무 리스키(위험)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재닛 잭슨 소동을 계기로 노년기에 이른 미국 베이비붐 세대의 보수화와 대선 등의분위기까지 겹쳐 미국 대중문화에 체면, 예절, 고상 등을 중시하는 일종의 엄숙주의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대형주류 업체인 안호이저 부시, 속옷으로 유명한 빅토리아 시크릿,유명 캐주얼 상표인 애버크롬비 앤드 피치 등은 성적 이미지가 강한 광고물을 폐기하거나 계획을 취소하고 있다. 그 동안 관능을 핵심 요소로 해온 패션, 향기, 주류 등의 제품 광고에서 성이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노골적이었던 묘사와 표현이 완곡해지고 있는 것. 이 신문은 "어린이들에게까지 자연스러운 것이 됐던 성적 이미지를 이용한 광고에 대해 (과거 자유분방했던) 베이비 붐 세대의 불쾌감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 광고업 관계자의 말을 빌려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흐트러졌다는 생각 때문에 고삐가 조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광고회사 도이치의 최고경영자 도니 도이치는 "미국은 몇 십 년에한번씩 `성찰의 단계'를 거치는 데 최근 백악관의 보수주의적 의제 설정 등과 함께지금 그 단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안호이저 부시의 오거스트 부시 회장은 미국광고대행사협회(AAAA) 회의에서 대선이 다가오면서 이같은 엄숙주의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사람들이 일정한금지선을 긋고 있으므로 광고업계가 이같은 여론 동향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부시사는 개가 한 남자의 가랑이를 무는 장면이 들어있는 광고를 포함해 그동안인기를 끌었던 광고물을 방영하지 않기로 했고, 빅토리아 시크릿측도 재닛 잭슨 소동 등을 이유로 TV 속옷 패션쇼를 포기키로 했다고 지난 주 발표했다. 애버크롬비 앤드 피치는 이미 지난해 12월 모델의 자세가 지나치게 관능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카탈로그를 폐기키로 했다며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고 이유를설명했었다. 지난 달 초엔 음란.외설 등의 `저질' TV와 라디오 방송에 대한 벌금이 현행 2만7천500달러에서 50만달러로 20배 가까이 오르는 등 벌칙이 대폭 강화된 법안이 하원상무위를 만장일치로 통과하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