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막판 30%대에 이르는 부동표 공략을 위한 이슈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8일 안보정당 이미지 제고차원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박근혜 대표의 북한방문 카드를 내놓았고, 민주당은 최근 이라크사태가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자 파병에 반대했던 당론을 상기시키며 이라크 파병 재검토를 들고 나왔다. 열린우리당은 탄핵 심판론 재점화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 ◆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외교ㆍ안보 공약 발표를 통해 대북정책을 투명하게 추진하기 위해 초당적 대북정책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대북정책은 당리당략에 좌우돼서는 안된다"며 "초당적 대북정책기구를 만들어야 대북정책을 놓고 상대방을 반통일세력이나 친북좌경세력으로 비난하는 국론분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남북접경지대 내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평화공원 조성 △비무장지대의 자유무역화 △유라시아 철도 연결 등을 공약했다. 박 대표는 이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회견에서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논의하기 위해 총선 후 야당 대표로서 북한과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세계 경제체제에 능동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일 등과 정상적인 국가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외교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백화점 앞에서 가진 '평화선언'행사를 통해 "진정한 국익과 우리 젊은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위해 이라크 추가파병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 위원장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및 자신과의 4자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추 위원장은 "이라크 상황이 또다시 전쟁국면으로 치닫고 있어 자이툰 부대의 안전이 위협을 받게 됐다"며 "우리 국민이 피할 수 없는 테러위협에 노출된 만큼 국민여론을 다시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열린우리당 =탄핵이슈가 희석되고 있다고 판단, 탄핵 불씨 살리기에 당력을 집중했다. 이와 함께 당지도부가 경제살리기에 앞장서는 모습도 병행, '경제안정'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동영 의장은 선대위 상임위원회의에서 "탄핵심판론이 이번 선거의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대통령 탄핵으로 예정된 정상외교도 취소된 상황에서 한나라당 박 대표가 북한과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한 것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찬탈하겠다는 기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근태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이 탄핵을 먼저 철회해야 민생을 살리겠다는 말을 믿겠다"고 거들었다. 김원기 상임고문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번 총선의 본질은 탄핵심판인데 열린우리당의 대처 미흡으로 탄핵이슈가 희석되고 있는데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재창ㆍ홍영식ㆍ김동욱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