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던 은행권이 올 1.4분기에 예상 외로 많은 이익을 냈다. 그러나 `본업'에서 장사를 잘했다기보다는 러시아 경협차관 상환(1천100억원 상당) 등 `부업'에서의 뜻하지 않은 소득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영업면에서의 흑자 전환 여부는 조금 더 지켜 봐야 한다는 게 금융계의 중론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작년 2.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던 국민은행[060000]은 올 1.4분기에 충당금 적립 부담 완화, 러시아 경협자금 상환(250억원), 상각채권 매각 이익 등이 발생하면서 1천5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행 역시 작년에 대규모 부실을 털어낸 데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 감소와러시아 경협차관 상환 등에 힘입어 3천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자사주 처분 이익과 러시아 경협차관 상환 등으로 대규모 이익이 났지만 작년에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한 데 따른 지원 부담 등으로 인해 2천억∼3천억원선에서 순이익이 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002860]은 2천억원의 순이익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 2.4분기 이후 3분기 내내 적자를 냈던 조흥은행[000010]도 하이닉스[000660] 채권 매각 이익(500억원 상당)과 러시아 경협차관 상환(200억원 상당) 등으로 300억∼4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은행권 전체적으로 올 1.4분기의 순이익 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행권의 고위 관계자는 "작년에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아 추가 적립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올해에는 대규모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고 진단하고 "그러나아직까지는 경기적 요인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상이익을 내려면 2.4분기또는 하반기까지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