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천태종이 황해도 개성의 오관산 영통사에 기와 40만장을 실어 날랐다. 고려 천태종을 개창한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이 출가하고 열반했던 천태종의 성지 복원을 위해서다. 지난 29일 마지막 지원 물량인 6차분 기와 1만3천장을 전달하고 30일 돌아온 천태종 사회부장 무원 스님을 만났다. "처음 기와 지원에 합의했을 때의 설렘이 도중에 여러 차례 곡절을 겪으면서 난감함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어서 떨어지면 그리운 님이 되었어요." 북한은 조선경제협력위원회와 사회과학원 등이 참여한 영통사 복원위원회를 중심으로 지난 98년부터 영통사지를 발굴 조사해 6만여평의 터에 건평 1천8백여평의 전각 29개동을 복원 중이다. 천태종도 2000년부터 종단 차원에서 복원불사에 공동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기와를 실어나른 차량만 18t 트럭으로 연 88대.방북 연인원도 1백77명에 이른다. "이미 건물의 뼈대가 갖춰진 데다 북측은 인민군 6백여명을 동원해 기와를 올리기 때문에 기와 10만장을 이는 데 3∼4일밖에 걸리지 않아요. 복원불사 전에는 부도와 당간지주,대각국사비와 탑들만 있었지만 5차까지 지원한 기와를 올린 영통사의 모습은 매우 웅장합니다." 4월20일부터는 2∼3차례에 걸쳐 단청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번 방북길에 다섯가지 단청 색감과 건축용 도료 색상표 등을 북측에 보여주고 단청지원 문제를 협의했다. 한·중·일 학자들은 영통사의 역사와 대각국사 의천 스님을 조명하는 국제학술회의 개최도 추진 중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