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오는 3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뉴욕 양키스와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의 개막 2연전을 시작으로 팀당 162경기를 치르는 2004년 정규시즌에 돌입한다. 올 시즌은 겨우내 솜씨를 갈고 닦아온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에게 어느 때보다도기회의 한 해가 될 전망. '맏형'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는 부상에서 완쾌해 지난해 생애 최악의 부진(1승3패, 방어율 7.58)을 떨치고 명예회복이 기대된다. 박찬호는 최근 시범경기에서 직구 최고구속을 전성기 때와 비슷한 시속 150㎞중반으로 끌어올린 데다 노장 투수 케니 로저스에게 에이스 자리를 넘기게 돼 정신적인 부담감을 줄이고 시즌을 맞게 됐다. 김병현(25.보스턴 레드삭스)도 지난해 트레이드와 잦은 보직 변경, 홈 관중 모독 사건을 겪었지만 구단이 올 시즌을 앞두고 2년간 1천만달러에 계약할 정도로 신뢰를 보내고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공을 뿌릴 수 있게 됐다. 5선발로 막강 보스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지만 어깨 부상으로 개막 전 조기합류가 어렵다는 점이 올 시즌 성적의 변수. 지난해 깜짝 데뷔한 뉴욕 메츠의 선발투수 서재응(27)은 팀이 일본인 유격수 마쓰이 가즈오, 골드글러버 외야수 마이크 카메론을 각각 영입해 공수를 크게 강화한데 힘입어 본격적인 승수쌓기에 나설 전망이다. 서재응은 지난해 방어율 3.82로 호투하고도 팀 타선 불발로 9승12패에 그쳤지만올해는 새 도우미들의 가세와 간판타자 마이크 피아자의 부상 복귀로 10승 돌파를자신한다.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과 봉중근(24.신시내티 레즈)은 트레이드를 통해 핵심 선수로 도약할 찬스를 잡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시카고 컵스에서 월드시리즈 챔피언 플로리다로 옮긴 최희섭은 27일까지 시범경기에서 타율 0.296, 4홈런, 13타점의 불방망이로 주전 1루수자리를 굳혔다. 젊은 선수들 중심의 활기찬 팀 분위기와 왼손 거포가 없는 팀 사정상 최희섭의역할이 매우 중요할 전망. 시범경기 1승무패, 방어율 2.89로 호투중인 봉중근도 애틀랜타에서는 자렛 라이트에게 5선발을 내줄 것으로 보였지만, 젊은 투수 중심으로 마운드 개편을 추진중인신시내티에서는 선발 투수의 꿈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만년 유망주 김선우(27)는 지난 24일 5이닝 무실점 호투를발판으로 에이스 하비에르 바스케스(뉴욕 양키스)의 이적과 토니 아마스 주니어의부상 공백을 메우고 첫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마이너리그 기대주 송승준(몬트리올 엑스포스), 백차승, 추신수(이상 시애틀 매리너스)는 시범경기 도중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지만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올 시즌 중반 빅리그 승격 가능성을 남겨놓았다. 한편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게리 셰필드, 케빈 브라운(이상뉴욕 양키스), 커트 실링, 키스 폴크(이상 보스턴 레드삭스), 그렉 매덕스, 데릭 리(이상 시카고 컵스), 앤디 페티트, 로저 클레멘스(이상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스타선수들이 강팀으로 대거 유니폼을 갈아입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스타 타선을 구축한 양키스의 우승 여부와 막강 투수진을 이뤄낸 보스턴과 시카고 컵스가 각각 '밤비노의 저주'와 '염소의 저주'를 깨뜨릴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 그러나 2002년 애너하임 에인절스, 지난해 플로리다 말린스로 이어지는 와일드카드 팀의 깜짝 우승 신화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