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제2차 분당의 위기에 처한 가운데 당내중진과 소장파 의원, 사무처 당직자들이 조순형(趙舜衡)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구성, 호남지역 공천 재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 대표 역시 사퇴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 대표의 사퇴시 민주당의 내분사태는 추미애(秋美愛)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쪽으로 수습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임창열(林昌烈.경기 오산) 전 경기지사와 이태복(李泰馥.서울 구로을) 전 보건복지장관 등 수도권 공천자 40여명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분당 사태를 막기 위해 비상대책위 구성과 조 대표의 퇴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모았다. 사무처 당직자 100여명도 이날 회의를 가진 뒤 "조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의구국의 결단을 기대하며, 선대위 구성을 중단하고 모든 정파를 초원하는 비상대책위를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며 "전통적 지지층 이반을 되돌리고 그들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민심과 괴리된 일부 지역 공천의 재조정을 요구한다"고 밝히고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설 훈(薛 勳)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뿐만 아니라 한화갑(韓和甲) 김중권(金重權)전 대표, 김상현(金相賢) 상임고문 등 중진의원들도 조 대표와 추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고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 전 대표는 지역구인 흑산도를 방문하는 길에 조 대표 면담을 위해 서울로 향했고, 비대위 구성을 위한 중앙위원회 소집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문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 대표는 역사의식이 있고 공부하는 정치인으로서 훌륭한 정치가의 모델이지만, 이 모든 것은 조 대표가 책임지고 수습해야한다"며 "조 대표가 결단을 내리고 추 의원이 받아서 비대위를 구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고, 김 전 대표는 호남중진들의 결단과 소장파들의 의연한 자세를 호소했다. 김경천(金敬天) 의원도 개인성명을 통해 "당 지도부와 추 의원은 50년 전통과역사를 지닌 민주당을 지키기 이해 촌음을 다퉈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추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아직까지 아무것도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추 의원의 측근은 "조 대표가 사퇴하고 비대위가 구성된다면 책임을 맡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내에서는 조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한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는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상현 고문은 "조 대표가 결단하고 추 의원이 받아서 비대위를 구성하기를 희망하지만, 다만 조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한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는게 2안"이라고 말했고, 박병윤(朴炳潤)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도괜찮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