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추다르크' 추미애(秋美愛) 의원이 23일 17대 총선 선대위원장으로 단독 추대되면서 위기에 빠진 '민주호'를 이끌 새 선장 역할이 맡겨졌으나 정작 본인은 수락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어 주목된다.


추 의원은 46세의 최연소 민주당 지역구 의원으로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차석 상임중앙위원으로 선출된 뒤 '차세대 주자'로서 당내에서 끊임없이 개혁파와 소장파의목소리를 대변하며 이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여기에 여성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추 의원 단독선대위원장 체제는 노쇠하고무기력한 민주당의 이미지를 새롭고 개혁적인 이미지로 바꾸는 데는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탄핵문제와 관련해서도 나중에 찬성하기는 했지만 당초 '아직 때가 이르다'며탄핵발의 서명에 불참했던 만큼 탄핵역풍을 헤쳐가는데에도 상대적인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25일로 예정된 선대위 출범을 이틀 앞둔 23일 오전까지도 추 의원은 당지도부를 비롯한 외부와 연락을 일체 끊고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지도부의 애를 태우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 구성을 요구하며 상임중앙위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쳤던 추 의원이 자신의 요구가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에서선대위원장을 수락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하다.


그러나 지도부가 '삼고초려'하는 모양새가 갖춰진다면 끝까지 거부할 명분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결국 장고(長考) 끝에 선대위장직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도만만치 않다.


추 의원의 측근은 "당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남달리 강한 분이어서 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오늘 아침까지는 백의종군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추 의원이 선대위원장으로 나선 뒤에도 더 이상 추락할 수 없을 만큼지지도가 하락한 현 상황을 어떻게 반전시킬 수 있을지 당장 비장의 카드를 제시해야 하는 것도 추 의원에게 남아있는 숙제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