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3일 정동영(鄭東泳) 의장과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 등 지도부들이 총출동해 `민주화의 성지'를 잇따라 방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반대의 당위성을 전파하는 한편 재래시장을 찾는 등 민생행보를 병행했다. 탄핵정국을 계기로 총선국면을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주도해나가면서 4.15총선에서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를 헌정수호와 동격화하겠다는 선거전략의 일단을 드러낸 셈이다. 아울러 이날 오후 개최되는 새 대표 선출을 위한 한나라당의 임시전당대회를 겨냥한 맞불작전도 겸한 것으로 여겨진다. 정 의장이 전통적인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과 마산을,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핵심 본거지이자 호남의 중추인 광주를 각각 방문하는 등 영.호남 동시 공략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의장은 오전 당소속 의원 전원과 함께 4.19 국립묘지를 방문, 헌화.참배하고 야당의 노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의회 쿠데타로 규정하고 "민주주의와 헌정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민주세력의 결집을 촉구했다. 정 의장은 이어 부산과 마산을 잇따라 방문, 민주공원과 3.15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당은 민주항쟁의 역사에 부끄러움이 없는 시대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우리나라 정치의 고질적인 병인 지역주의를 극복, 정치개혁을 완수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와 함께 부산의 재래시장과 마산 어시장을 돌며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을 제시하며 밑바닥 민심을 잡는 민생행보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광주.전남지역 총선출마자 전원과 함께 광주 망월동 5.18 묘지에 참배한 뒤 "5.18 광주항쟁이 총칼에 의한 쿠데타였다면 3.12 탄핵안 가결은 합법을 가장한 의회쿠데타였다"며 "광주항쟁의 정신으로 총선에서 쿠데타세력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도 이어 광산 송정 5일장을 돌며 상인 등 지역 유권자들과 접촉을 강화하는 한편 상무지구를 방문, 지역원로들을 만나 탄핵정국과 관련한 지역여론 수렴에 나섰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