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사들이 내는 분담금을 주된 수입으로 하는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흑자가 48%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금융사들에 지나치게 많은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1일 국내 19개 은행의 작년 당기순이익이 1조8천5백91억원으로 전년보다 63.4%(3조2천2백46억원)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및 LG카드 사태와 가계대출 카드 부문의 부실에 따라 10조9천6백79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것이 순이익 감소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16조8천8백76억원으로 전년보다 12.9%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우리 하나 전북 경남은행 및 수협 등 5개 은행의 순이익이 증가한 반면 신한 한미은행 등 10곳은 순이익이 줄었다. 제일 외환 국민은행 등 3곳은 적자로 돌아섰고 조흥은행은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처럼 은행들의 수지가 크게 악화된 것과는 딴판으로 금감원은 작년 결산에서 총수입 1천8백83억8천5백만원, 총지출 1천8백53억9천6백만원으로 29억8천9백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흑자폭은 2002년(20억1천8백만원)에 비해 48.1% 증가한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99년 1월 은행ㆍ증권ㆍ보험감독원과 신용관리기금 등 4개 감독기관을 합쳐 출범한 뒤 첫 해부터 90억원의 흑자를 내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금감원의 감독 대상인 은행 증권 보험 투신 등 금융회사들이 내는 감독분담금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감독분담금은 99년 4백8억원에서 △2000년 5백25억원 △2001년 6백61억원 △2002년 9백4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천1백10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으로 업계가 감독분담금을 내고는 있지만 사실상 '준조세'적 성격이 강하다"며 "특히 요즘처럼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는 감독분담금이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