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한진 등 29개 대기업의 주채권은행이 전면 개편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은행들은 최근 주채무계열 지정 대상인 29개 그룹의 주채권은행을 교체하기 위해 실무협의에 들어갔다.


이미 금호 동양 한진그룹은 산업은행으로 주채권은행을 바꾸기로 했고 현대자동차 롯데 KT 현대 등 나머지 그룹들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일부 그룹은 주채권은행의 소극적인 자금 지원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스스로 주채권은행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감독당국 역시 LG카드 사태와 외국계 펀드의 은행 인수를 계기로 대폭 개편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은행과 기업들의 의견을 참고해 4월 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금감원은 지난 1월 개최한 실무부장급 회의에서 '즉시 주채권은행을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는 그룹'으로 △동양(우리은행) △현대차(외환) △금호(조흥) △롯데(조흥) △두산(우리)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은행이 주채권은행인 SK그룹을 비롯 한진(우리) △한솔(우리) △현대중공업(외환) △현대(외환) △KT(국민) △코오롱(우리) △대림(우리) 등 8개 그룹은 검토 대상으로 꼽았다.


이 중 현대차,현대중공업,현대그룹은 당초 산업은행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됐으나 외환은행이 반대해 난항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KT 등 다른 그룹들은 주채권은행과 해당기업,금감원 등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정책이나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주채권은행의 여신규모가 크게 줄어든 곳이 많다"며 "주채권은행 제도의 취지에 맞게 최대채권자로 교체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한진그룹의 경우 산업은행의 채권액은 33%에 달하는 반면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3%에 불과한 실정이다.


다른 관계자는 "채권액이 적은 은행이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으면 해당그룹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지고 해결하려 하지않고 적당히 털어 버리려는 경향이 있다"며 "LG카드 사태 때 주채권은행인 제일은행이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던 점이 이번 개편작업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