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고지의 골 폭풍을 기대하라.' 오는 17일 적지 테헤란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아테네올림픽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2연승에 도전하기 위해 중국 쿤밍(昆明)으로 일찌감치 고지 훈련을 떠난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의 `테헤란 득점 클럽' 멤버들이 또 한번 시원한 득점포를 쏘아올릴 것을 다짐하며 축구화끈을 조여맸다. 김호곤호에 탑승한 태극전사 22명 중 지난 3일 중국전 결승골의 주인공 조재진(수원), `캐넌슈터' 최태욱(인천), `골넣는 수비수' 조병국(수원)과 현지에 곧바로 합류할 것이 확실시되는 해외파 박지성(PSV 에인트호벤),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등 5명이 모두 테헤란에서 골맛을 본 기억을 갖고 있다. 한국청소년대표팀은 2000년 11월 테헤란에서 열린 19세이하(U-19)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중도 탈락했으나 조재진, 이천수, 최태욱, 조병국은 이 대회에서 잇따라 득점포를 가동했다. 조재진은 파키스탄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2골을 넣고 이천수와 최태욱이 1골씩 보태 7-0 대승을 이끌었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3차전에서도 이천수가 2골, 조병국이 1골씩 터뜨리며 4-2로 승리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무대에서 오랜 공백을 딛고 4경기 연속 출전하며 감각을 끌어올린 이천수는 올림픽예선 첫 경기인 중국전에서 뛰지 못한 아쉬움을 이란전에서 결정적인 한방으로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그러나 이 대회에서 중국에 0-1로 뼈아픈 일격을 당해 이듬해 아르헨티나 세계청소년대회 출전 티켓을 따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고 당시 청소년대표팀 주축 멤버였던 조재진, 조병국, 최태욱 등 김호곤호 맏형 그룹은 이번 테헤란 원정에서 3년여 전의 아픔을 깨끗이 씻어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한국청소년대표팀은 1973년과 77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포함해 테헤란 원정에서 역대전적 6승5무3패를 기록했다. 김호곤호의 키플레이어로 긴급 수혈된 박지성은 2000년 6월 테헤란에서 열린 LG컵 친선대회에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해 마케도니아전에서 1골을 뽑아내 2-1 승리를 견인했고 한국은 2연승으로 대회 우승컵까지 안았다. 한국은 그동안 74년 아시안게임 2차리그 탈락을 비롯해 역대 테헤란 원정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표를 올리지 못했지만 이번 원정에서는 이들 5인방의 물오른 발끝을 총동원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