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공룡이 멸종했다는 이론을 반박하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게르타 켈러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공룡 멸종의 증거로간주돼 온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술룹 분화구는 공룡이 지상에서 사라진 6천500만년 전보다 30만년 전 먼저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상에서 공룡이 사라진 것은 하나의 소행성 때문이 아니라 두 개 이상의 소행성 때문일 공산이 더 크다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이 논문을 이번주에 발매될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의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칙술룹의 구조를 수직으로 뚫어 5가지 종류의 연대측정 지표를 적용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충격층과 공룡의 멸종을 특징짓는 이른바 K-T 경계선 사이에 별도로 형성된 하나의 퇴적층이 있었다고 밝혔다. 석회질의 이 퇴적층이 형성되려면 수십만년이 걸리기 때문에 소행성 하나로 공룡의 멸종을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인도 데칸고원에서 거대한 용암의 분출로 이산화탄소가 대량 방출되면서 급상승한 지구 온도가 곧바로 냉각되면서 공룡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가해졌고 이때 칙술룹의 충돌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 충돌이 가혹한 환경 변화를 몰고 오기는 했지만 공룡의 멸종을 몰고 온 일차적인 원인은 아니며, 30만년 이후에 2차 충돌이 발생하면서 공룡이 영원히 사라지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켈러 교수는 "2차 충돌이 닥쳤을 때 이미 스트레스를 받은 공룡들은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다" 면서 "지푸라기에 낙타 등이 부러진다는 말도 있지만 당시의 공룡들은 사소한 어려움도 견딜 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켈러 연구팀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미 애리조나 대학의 데이비드 크링박사는 "그들의 이론은 칙술룹 분화구가 K-T 경계선과 동시에 형성된 사실을 분명하게 시사하는 다른 증거들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캘거리대학의 알란 힐데브란드 교수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떠한 가설도 소행성 하나가 공룡의 멸종을 가져왔다는 이론을 뒤엎지는 못했다"면서 "칙술룹분화구는 분명 하나의 소행성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