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을 개량한 신약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다국적 제약사가 주도해온 전문약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종근당 CJ 등 국내 10여개 제약사는 미국 머크사 계열 한국MSD가 지난 96년부터 독점해온 고지혈증 치료제 '조코'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조코의 매출은 2백13억원으로 2002년(2백40억원)에 비해 11.3% 줄어든 반면 개량 신약인 한미약품의 '심바스트'가 44억원,종근당의 '심바로드'가 33억원,CJ의 '심바스타'가 30억원,동아제약의 '콜레스논'이 25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2002년 말 고지혈증 치료제의 주성분인 심바스타틴 제제에 대한 특허 만료에 맞춰 국내 제약사들이 개량 신약을 내놓으면서 기존 판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86년부터 줄곧 항진균제 시장을 지배해온 한국얀센 '스포라녹스'의 위상도 위축되고 있다. 스포라녹스의 지난해 매출은 2백50억원으로 2000년(매출 3백50억원)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반면 한미약품은 항진균제 '이트라정'으로 1백50억원,중외제약은 '히트라졸'로 50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CJ 유한양행 등 국내 11개 제약사는 미국 화이자가 연간 1천3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에 도전한다. 노바스크의 주원료인 암로디핀의 특허가 지난해 만료됨에 따라 한미약품은 '아모디핀'이란 개량 신약을 개발,임상3상 시험을 마쳤으며 오는 6월말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종근당 대웅제약 등도 올해 말 신약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값싸면서도 품질엔 차이가 없는 국산 개량신약이 줄을 이을 전망"이라며 "전문약 시장에서의 다국적 제약사 독과점체제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