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있고 발랄한 시어로 일상의 삶을 표현해온 여류시인 강문숙(49)이 신작시집 '탁자위의 사막'(문학세계사)을 냈다. 시인은 몇 년 전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현재 병마와 씨름 중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삶의 외진 모서리까지 끌어안을 만큼 부드럽고 따스하다. '새들이 떠나가 버린,아직/돌아오지 않은 우포늪에/자운영꽃 환하게 번집니다/천 송이 꽃이 한송이처럼/한 송이 꽃이 천개의 씨앗을 담고/오래된 상처를 다독이고 있습니다'('물 위에는 자운영'중) '병과 놀다'에서처럼 어쩔 수 없이 병마와 싸우는 자신의 처지를 그린 대목도 등장한다. 같은 또래의 여성들이 겪고 있는 세속적인 재미를 느껴볼 겨를도 없이 '약병이나 달그락거리며'살아야 하는 현실을 시인은 마치 객관적인 사실마냥 묘사한다. 이태수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역설적으로 시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얼마나 뜨겁고 깊게 끌어안고 있는가를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