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전문가들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 다른 나라와의 FTA 협상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17일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이들은 속도와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을 보였지만 FTA 협정 추진이 세계적인 통상흐름이라는데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심영섭 국제산업협력실장 = 우리나라의 FTA는 늦은감이 있다. 이미 세계 통상질서가 바뀌고 있고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실익을 철저히 따져봐야겠지만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모든 나라와 FTA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대비할 필요는 있지만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중요성에 비해 조직과 역량, 산업에대한 배려 측면에서 우리 정부는 FTA를 여러정책중 하나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농업은 FTA와 결부시킬 것이 아니라 농업문제로 풀어야 한다. ◆대한상의 손세원 경영조사팀장 = 멕시코와 칠레는 FTA 체결국이 30개 나라에이른다. 우리나라는 늦었다. 지금이라도 속도를 빨리해야 한다.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 일본, 싱가포르는 물론이고 멕시코, 미국, 중국 등과도 FTA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동아시아 경제통합체가 적합하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반드시 국제 통상무대의 흐름에 편입돼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원 박번순 수석연구위원 = FTA 협정국을 확대해야 한다는데는 공감하지만 교역규모가 중간정도인 우리나라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양자협상은 다자간의 체제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호 역차별을 피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진행중이다. 따라서 대상국을 모든 나라와 FTA를 맺기보다는 향후 주 수출대상국이 될 동아시아, 동남아시아에서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 특히 중국카드는 일본을견제하는데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다. ◆산업자원부 박봉규 무역정책실장 = 칠레와의 FTA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큰 나라와 이제 협상을 본격화해야 한다. 멕시코와 미국, 중국 등이 그러하다. 특히 한해무역수지 흑자규모가 20억달러에 달하는 멕시코와의 적극적으로 FTA를 추진해야 한다. 여기저기 여러나라와 협상하기보다는 차근차근 속도를 조절하며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 ◆계명대 통상학부 이기동 교수 = 칠레와의 FTA 비준안이 통과됐지만 정작 문제는 한-일 협정체결이다. 일본과는 자동차, 전기.전자 등 가공조립형 위주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고 두 나라 모두 수출 의존형이라는 측면에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FTA 대상국을 확대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세부내용, 협상 전략 등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특히 눈에 보이는 관세장벽외에도 비관세장벽 문제 해결에 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과의 FTA에 성공한다면 중국과도 이를 추진, 궁극적으로는 한.중.일 공동체 시장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