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수석 노릇하니까 계속 하고 싶은 것인가. 또한 사람은 대서(代書) 방이나 하고 있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인 염동연(廉東淵) 전 대통령후보 정무특보가 청와대 문재인(文在寅) 정무수석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염 전 특보는 9일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강금실(康錦實) 법무, 이창동(李滄東) 문광장관, 정찬용(鄭燦龍) 청와대 인사수석 등 오는 15일 공직자 사퇴시한을 앞두고 총선 불출마쪽으로 거취를 정한 `4인방'에 대해 작심한 듯 쓴소리를 퍼부었다. 염 전 특보는 `가빈사양처 난국사명상'(家貧思良妻 亂國思名相.집안이 어려워지면 어진 아내가, 나라가 혼란에 처하면 훌륭한 재상을 그리게 된다)이란 중국 사기(史記) 위세가(魏世家)의 한 구절을 인용, "지금까지 양처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악처로 생각돼 공격해야겠다"며 문 수석을 겨냥했다. 그는 "대통령의 가는 길이 옳지 않으면 보따리를 싸고 나가든지, 옳다면 대통령에게 힘이 돼주기 위해 (총선에) 나와야 한다"며 "그 힘은 안정의석 아니냐"고 주장했다. 염 전 특보는 특히 "배를 만들어놨는데 출항하자마자 암초에 걸려 꼼짝 못하고 있다. 위기가 오면 통신병과 의무병도 나가 싸워야 한다"며 "지금까지 현실적으로 판단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너무 심하다"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나아가 "대통령이 그를 잘 골랐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만한 시행착오에 다정권이 흔들리는데 중요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며 "문 수석이 95%까지 가득찬 광주의 곳간을 텅텅 비워 부산에 줬으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 광주 민심을 이렇게 만든 핵심 인물이 문재인이고, 이는 많은 호남인들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래서 찬용이는 문재인의 대서인이라고 광주에서 폄하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염 전 특보는 "암초에 걸린 배를 끄집어 내기 위해 물속에 뛰어든 사람들, 나와이기명, 이광재, 안희정, 강금원, 정대철, 이상수, 이재정씨는 모조리 구속되거나 상처받았다"고 말하고, `출마거부 4인방'에 대해 "혼자서 고고한 척 하는 것은 고고한 게 아니라 후안무치"라며 "정치권과 당에 있는 사람은 까마귀이고 자기들은 백로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생겨선 안된다"며 "당에서 요구하는 네 사람은 떨어질 각오를 하고, 대통령 가는 길에 한알의 밀알이 될 각오를 하고 나와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와 관련,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이냐'는 질문에 염 전 특보는 "그럴 것이라고 확신하다"며 "대통령의 스타일이 원래 그렇고 본인이 오해 받을까 조심한 행보를 하는 만큼 당사자들은 알아서 처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