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란싱(藍星)그룹이 6일 쌍용차에 대한 현장실사를 벌인데 이어 앞으로 추가 정밀실사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노조측은 `채권단-노-사'간 3자 협상에서 노조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만 추후 현장실사를 수용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3자간 조율 여부가 쌍용차 매각작업의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란싱그룹측은 8일 "지난 6일 진행된 쌍용차 평택공장 실사 결과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며 "일단 이번 실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입찰제안서를 제출하되 추후 최종가격 산정을 위한 정밀실사 작업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란싱측은 "최종입찰제안서에 `추가 부실에 따라 가격을 변경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아 조건부로 인수가격을 제시하겠다"며 "이후 본계약 체결 직전 장부상 내용과 실제 공장상황을 면밀히 대조, 비교하는 정밀실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란싱측이 `선(先) 입찰제안서 제출, 후(後) 정밀실사'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인수일정이 계속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단 조건부로 가격을 제출한 후 노조 설득을 통해 실사를 성사시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란싱측은 주간사인 네오플락스와 회계법인을 통해 재무.법무 등에 대한 전반적인 실사는 마무리했으나 노조측의 정문 봉쇄로 현장실사에 착수하지 못하다 지난 6일 우여곡절 끝에 노조동의를 얻어 평택공장을 대상으로 한 실사를 마쳤다. 그러나 쌍용차 노사간 합의에 따라 이날 실사가 `공장견학' 형식으로 축소되면서 실사팀 규모도 5-6명으로 대폭 줄었고 실사내용도 2시간여동안 체어맨 생산라인과 연구동 등을 둘러보는데 그쳤다. 정밀실사 작업에는 회계법인 인원이 대거 투입, 10여명의 팀이 파견될 전망이며기간은 짧으면 3-4일에서 최대 1-2주일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최종입찰제안서 제출 이전에 중국 관리도 중국 정부 최종승인을 앞두고 공장을 방문, 란싱측의 승인신청서와 대조작업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오는 27일까지 최종입찰제안서를 받아 가격조율 작업 후 가능한 한 이른시일내에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노조가 `현장실사를 전면 수용한 것은 아니며 향후 채권단과 회사, 노조간 3자 협상 추이에 따라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만 추가 실사에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전망은 불투명하다. 향후 노조의 실사 저지로 중국 관리의 현장 방문 및 정밀실사가 어려워지면 시작단계인 매각작업이 또다시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지난 6일 처음으로 회사, 노조와 `3자 협의'를 갖고 3자간 실무협의기구 가동을 제안, 대화의 물꼬를 텄으나 노조는 ▲채권단 지분 분산을 통한 독자생존 ▲채권단 지분 일부매각을 통한 란싱과의 제휴 방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키로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장실사나 채권단-노-사간 3자 협상 시작으로 한 고비는 넘기게 됐다"며 "대화를 통해 이른시일내에 접점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