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태국에서 조류독감으로 7세 소년이 숨짐으로써 아시아 지역 조류독감 희생자가 태국 4명, 베트남 9명 등 13명으로 늘어나고, 중국에선 새로 2개성에서 조류독감 의심사례가 발생하는 등 아시아지역에서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태국에선 조사가 진행중인 의심사례 18건 가운데 이날 4세 소년을 포함해 이미 11명이 숨짐으로써 조사 결과에 따라 조류독감으로 확인된 희생자 숫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으며, 베트남에선 이날 조류독감 환자 3명이 추가 발생, 감명자가 13명으로 늘어났다. 중국은 이날 간쑤(甘肅)성과 산시(陝西)성에서 조류독감 의심사례가 발생하고, 광둥(廣東)에서 발견됐던 의심사례가 H5N1형 조류독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클 라이언 조류독감 경보대응팀 조정관은 각국 정부에 대해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가 일어날 경우 즉각적인 탐지를 위해 의심사례 샘플에 대한 신속한 검사 등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추적을 촉구했다. 또 세계 가축병 기구인 국제수역기구(OIE)는 조류독감 백신 개발과 공급에는 3개월, 인체용 백신엔 6개월이 걸리는 등 조류독감 바이러스 박멸에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조류독감 발생 국가들의 대처에 대한 국제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라이언 조정관은 조류독감의 인간 대 인간 감염으로 인한 세계적 역병화 우려에 대해 "우리는 급박한 위협이 아니라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설사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간 유전자와 결합하는 일이 있더라도 수개월 이상 걸릴 것인데 우리의 백신 개발 등 대처 능력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를 걱정하기보다는 침착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HO는 지난 1일 베트남에서 희생된 자매의 경우 인간대 인간 감염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며 고병원성 H5N1이 인간 대 인간 감염이 가능한 신종 바이러스로 변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이 감염될 수도 있다고 말했으나 WHO의 인플루엔자 프로그램 책임자인 클라우스 슈퇴르 박사는 2일 "조류독감이 수주일째 유행하고 있음에도 인간 감염사례가 소수에 불과한 것은 (이 질병 통제에) 고무적인 일"이라며 "조류독감이 전 인류에게 퍼질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WHO의 딕 톰슨 대변인도 "베트남 자매의 경우 다른 사람에겐 옮기지 않고 그것으로 끝났다"며 "베트남 자매의 희생 사례가 인간 대 인간 감염인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류독감 전문가 약 20명이 3일 로마의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모여 조류독감 확산 방지 대책 강구를 위한 이틀간의 비공개 회의에 들어갔다. H5N1 조류독감은 지금까지 캄보디아,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라오스, 한국, 태국, 베트남에서 발생했으며, 대만과 파키스탄에선 H5N1보다 약한 종류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사스 공포때와 같은 전 세계적인 유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아시아지역 주식시장이 동요하는 등 경제에도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태국 항구들에는 유럽과 일본에서 퇴짜를 맞은 컨테이너 1천대분의 냉동 닭이 쌓이고 유럽은 태국 가금류 수입금지 조치를 오는 8월15일까지 6개월간 연장하고, 인도는 수백명의 군병력을 미얀마 국경지역에 배치, 태국으로부터 가금류 밀수 단속에 나서는 등 비 조류독감 국가들의 가금류 금수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FAO는 이날 캄보디아, 라오스, 파키스탄, 베트남에 조류독감 퇴치를 위한 자금 160만달러를 긴급지원하고 국제사회에 추가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독일에선 태국을 여행하고 귀국한 한 여성이 조류독감 증세를 보였으나 조사 결과 조류독감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방콕 파리 AFP.AP = 연합뉴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