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에 첫 여성 변호사가 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노총은 올해 제33기 사법연수원생을 대상으로 산하 법률원에 근무할 변호사 공채를 실시해 이은옥(33.여) 변호사 등 모두 6명을 채용했다고 27일 밝혔다. 개원 3년째인 민주노총 법률원에 여성 변호사가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90년 이화여대 철학과에 입학한 이씨는 대학 졸업 뒤 지난 1997년 여름까지 잠시 검찰 9급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법률 분야와 인연을 맺었다. 사법시험을 치르게 된 건 주변의 권유 때문이었지만 합격 뒤 연수원에서 일하면서 민주노총 법률원에 매력을 느꼈다. 이 변호사는 "작년 여름 3주 가량 전문기관 연수를 하면서 민주노총 법률원에서 일하는 변호사 선배들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며 "연수 끝날 때 다시오고 싶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연수원에 있으면서 만나는 법조인들에게서 내 나이 마흔이 됐을 때 `저런 모습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이 곳에서 만난 변호사 선배들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앞으로 민주노총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에서 요구하는 것도 여성 노동자들의 문제라 전문성을 살려 힘껏 부딪혀보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에 진출한 것과 관련, 이 변호사는 "아직 부모님들은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한 걸로 알고 있지만 잘 말씀드리면 모두 이해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사법연수원 수료생이 1천명이지만 기존 법조계나 노동계 뿐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에 진출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조언했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이미 활동하고 있는 10명의 변호사에다가 이번에 이씨 등 변호사 6명을 더 뽑아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산하 법률원을 강화해 노동 관련 소송은 물론 비정규직 보호,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노동법률정책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