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로 80일 남은 17대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혼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현직 고위관료 출신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 데다 분당의 진통을 겪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서로 앙갚음을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매치' 현장을 살펴본다. ◆현역 의원에 도전하는 고위관료 출신=이장에서 장관까지 수직 상승했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4선의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이 맞붙는 경남 남해·하동은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김 전 장관은 한나라당의 집요한 흔들기로 취임 7개월여만에 낙마한 후 한나라당 대표 출신인 박 의원과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최근 전직 장관들을 대거 영입,영남지역 공략에 나섰다. 정해주 전 국무조정실장은 경남 통영·고성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한판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또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대구 수성 갑에 출마할 경우 5공화국에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김만제 의원,박철언 전 자민련 부총재 등과 함께 치열한 3파전이 될 전망이다. 김대중 정부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는 최근 마포갑 출마를 선언,3선의 한나라당 박명환 의원과 겨룬다.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인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은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서 표밭갈이에 한창이다. 민주당에 입당한 이무영 전 경찰청장도 전주 완산에서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과 함께 유권자들의 심판대에 선다.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전북 김제에 출마한다.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한명숙 환경부 장관,권기홍 노동부 장관,강금실 법무부 장관,이영탁 국무조정실장 등 현직 장관(급)들의 출마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치열한 '복수혈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상대방 후보를 겨냥한 '표적공천'으로 대결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전국구 윤철상 조재환 의원을 열린우리당 김원기(전북 정읍) 신기남(서울 강서 갑) 의원 지역구에 각각 내보낸다. 한때 노 대통령 측근이었다가 민주당으로 '유턴',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을 향해 연일 가시돋친 논평을 쏟아내고 있는 유종필 대변인은 서울 관악을에서 열린우리당 이해찬 의원과 맞붙는다. ◆단체장과 정치신인들의 거센 도전=노무현 대통령과 가까운 원혜영 전 부천시장은 민주당 최선영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 '친노 대 반노'의 대결구도를 이뤘다. 출마를 위해 지난달 대거 사임한 지방자치단체장 중에는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원에게 도전하는 김충환 전 서울 강동구청장이 눈에 띈다. 서울 중구에는 김동일 전 중구청장이 출마,구속중인 6선 '터줏대감' 정대철 의원에게 도전한다. 청와대 비서진 출신의 도전도 볼거리다. 문희상 비서실장은 의정부 출마가 유력하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제천·단양에서 한나라당 송광호 의원과 한판 대결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춘추관장을 지낸 김만수씨는 경기 부천 소사에서 '노 대통령 저격수'인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과 대결한다. 열린우리당은 정찬용 인사수석을 영입,광주에서 민주당 강운태 총장(남구)과 맞대결을 추진하고 있다. 서갑원 전 정무1비서관은 순천에서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나 노관규 민주당 예결위원장과 맞붙는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