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발병한 조류독감은 20세기 최악의 역병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가공할 만한 전염병으로 볼만한 여러 이유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조류 독감은 우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치사율이 놓고 약간만변이를 일으켜도 전세계로 쉽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1차대전 이후 번져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살인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로 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플루엔자 A형에 속하는 조류 독감 H5N1은 1997년까지만해도 조류에게만 감염되는 것으로 생각됐었다. 그러나 그해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다. 홍콩에서 종의 장벽을 뛰어 넘어 18명이감염돼 6명이 숨져 치사율이 30%가 넘었다. 이중 10세 이하의 어린이가 9명이었다. 2년뒤 또다른 조류독감인 H9N2가 홍콩에서 발생해 2명이 감염됐으며 2003년 12월 1명이 감염됐다. 2003년 2월에는 H5N1이 다시 나타나 2명이 감염돼 그중 1명이 희생됐다. 최근에는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3명이 H5N1에 감염됐으며 한국, 일본, 태국에서도 감염사례나 감염의심 사례가 나타나 가금류의 대량 도살을 불러왔으며 홍콩과 캄보디아, 대만은 가금류 수입 금지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 조류독감은 조류에서 인체로 전염되지만 인체에서 조류로는 전염되지 않는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조류독감은 감염이 쉽지는 않다. 가금류와 아주 가까이 하거나 가금류를 도살해파는 시장같은 위생 수준이 아주 낮은 곳에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가금류를 도살하게 되면 감염을 당분간은 뿌리뽑을 수 있게 된다. 홍콩 대학의 미생물 교수 J.S.M 페이리스는 2002년 "1997년 조류독감의 세계적인 전파는 막았지만 앞으로 또다른 조류독감이 전세계로 전염될 것은 확실하다"고경고했었다. 조류독감이 무서운 것은 H5N1의 치사율이 사스보다 높다는 점이다. 사스는 8천여명이 감염돼 치사율이 10명중 1명정도였으나 조류독감은 치사율이 33%다. 페이리스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H5N1의 치사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이 바이러스에 인체의 면역체계가 자살에 가까울 정도의 반응을 보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번식하면 할 수록 인체의 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염증을 일으키는데 주요 역할을 하는 혈액속의 시토킨 단백질을 많이 생성시킨다. 시토킨은 혈류를넘치게 만들어 인체 조직에 광범위하게 상처를 내게 된다. 더욱이 H5N1이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혼합되면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 인체간 전염되게 되는 가공할 전염병으로 발전해 항공기 여행에 의해 전세계로 전파될수 있게 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돼지나 가금류를 통해 다른 바이러스와 만나면 서로 유전자를 교환해 쉽게 변형을 일으키게 되고 전염도 더 쉬워져 광범위한 피해를 일으킬 잠재력을 가지게 된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 경고했다. 가정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상황은 바이러스가 혼합돼 변종되면 1차대전후군에서 제대해 집으로 돌아간 병사들에 의해 전염돼 4천만명 가까이를 숨지게 만든스페인 독감 만큼 치사율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파리 AFP=연합뉴스) sungky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