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검사장)는 지난 대선때 여야 정치권에 불법 선거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을 비공개 소환, 조사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검찰은 박 회장을 상대로 지난 대선때 재정위원을 맡았던 한나라당에 특별당비형식으로 10억5천만원을 제공한 경위와 불법성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으며, 민주당 선대위측에도 수억원대 불법자금을 건넸는 지 여부 등을 캐묻고 있다. 특히 검찰은 박 회장이 대선 당시 당원 신분이 아니라면 한나라당에 제공한 선거자금 10억5천만원이 불법자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확인 중이다. 검찰은 또 지난 1일 미국으로 출국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수사에 협조할 뜻을 이날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조만간 귀국하는 대로 소환, 한화가 조성한 비자금의 규모와 용처, 여야 정치권에 불법자금을 건넸는 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키로 했다. 김 회장은 이날 한화그룹에 전화를 걸어 "출국 이후 출금된 사실을 알았다"며 "필요하면 조기 귀국해 검찰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김 회장이 연수 목적 외에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신병치료 겸 요양을 위해 출국했다는 얘기를 한화측으로부터 전해들었다"며 "한화측에서도 김 회장이 가급적 조기귀국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조만간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6일 지명수배를 통해 검거, 사흘째 조사중인 한나라당 전 재정실무자 박모씨에 대해서는 체포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일단 이날중 귀가조치한 뒤추가 소환조사를 거쳐 다른 공범들과 함께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