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통신주가 올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강세가 뚜렷하다. 통신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불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 메리트에다 통신서비스시장 호전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에는 다른 업종보다 기대 이상의 시세를 얻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외국인들은 통신주를 1천5백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 국내주식 전체 순매수금액의 3분의 1을 통신주에 쏟아부은 셈이다. 특히 외국인 매수자금은 SK텔레콤에 집중됐다. 이날 하룻동안 1천3백9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힘입어 SK텔레콤 주가는 장중 8%대까지 급등,신고가를 경신한 후 막판 소폭 밀려 4.37% 상승으로 마감됐다. KT도 2.64% 올랐고 KTF(2.89%),LG텔레콤(3.99%)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세계 통신업체 동반 상승 통신주 강세는 국내 현상만이 아니다. 미국의 AT&T와 버라이존,영국의 보다폰,중국의 차이나모바일,일본 NTT 등 세계 주요 통신업체들이 연초들어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2년말부터 진행돼온 저성장-저수익으로 인한 주가약세를 벗어던진 느낌이다. 세종증권 김민성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통신시장을 중심으로 M&A(기업인수합병)에 다른 시장의 구조조정이 끝나가면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난 데다 경쟁완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데 따른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실제 기업들의 수익에서 이같은 기조가 검증될 경우 국내 통신주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외국인지분율 최대 이날 SK텔레콤 주식을 대거 매입하면서 SK텔레콤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현재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은 48.3%에 달했다. 전기통신사업법상 외국인이 통신서비스사업자의 지분을 49% 이상 사들이지 못하는 규정을 감안하면 앞으로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주식수는 57만여주에 불과하다. 동원증권 양종인 수석연구원은 "한도소진 이전에 매집하려는 외국인들 사이의 경쟁이 벌어질 경우 단기적인 주가 견인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평가 매력도 부각 세종증권 김민성 연구원은 "그동안 SK텔레콤 등 통신주는 시장포화에 따른 저성장과 경쟁심화에 따른 저수익성으로 IT주 상승기에도 완전히 소외됐다"며 "국가별 시장지수 대비 40% 할인될 정도로 저평가된 만큼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도입된 번호이동성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연초 SK텔레콤 주가가 다른 통신주에 비해 돋보이는 것은 번호이동성 영향이 예상만큼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