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전문가들은 올 한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볼만한 투자대상리스트 상위권에 토지와 상가를 올려 놓았다. 반면 지난 2년동안 부동산시장을 달궜던 아파트는 약보합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분양권시장도 약세를 면치못하는 가운데 입주가 임박한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 5일근무제 확산으로 펜션은 여전히 관심대상이지만 단지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따라 실수요자는 입주가 임박한 단지 분양권이나 청약통장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내집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 투자자라면 토지·상가에 촛점을 맞춘 발빠른 대응이 투자수익을 극대화할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올 한해는 '묻지마 투자'로는 승산이 없다"며 "발품에 따라 개인별 투자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리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상가는 맑음='10·29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 이후토지시장으로 투자의 흐름이 옮겨가고 있다. 공공택지개발 지구내 단독택지 등 소규모 토지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일부 토지는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을 넘는 등 시중 부동자금의 토지시장 이동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토지시장도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 여파로 확실한 개발호재가 없는 지역의 토지는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개발 호재에 따라 지역적인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투자 유망지역으로 김포 파주 광명 화성 등 수도권 신도시개발 예정지구와 오는 4월 개통예정인 경부고속철도 역세권 주변 토지,경기 의왕·하남시 등 20개 시·군의 약 1천1백50만평이 넘는 그린벨트 해제예정지 등을 꼽고 있다. 고종완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토지시장은 신도시개발,택지개발지구 지정,고속철도 개통,그린벨트 해제 등 각종 개발 재료를 타고 인기가 치솟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성장관리권역인 강화 김포 등 서부권이 올해 토지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가평 양평 광주 등 자연보호권역인 수도권 동부지역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국토의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연접한 전원단지 개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평 용인 등 일부 인기 전원주택지는 고전이 예상된다.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는 충남권은 후보지 선정이 가시화되는 하반기 투자자들의 최대관심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진명기 JMK플래닝 대표는 "그린벨트 해제지역내 농지가 개발예정지로 크게 각광받을 것"이라며 "내년 토지시장은 수도권 성장관리권역인 강화 김포 등 서부권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용도별로는 전원주택 및 펜션용지가 꾸준한 인기를 누릴 전망이다. 30·40대가 주도하는 '2세대 전원주택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펜션 용지는 주 5일 근무제 확산으로 새로운 레저문화의 중심으로 여전히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시장은 대체로 흐림=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금리상승 압력이 증가하고 있어 주택 및 부동산시장에 몰려 있는 유동자금이 주식 및 기타 금융상품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두터운 실수요층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반짝상승은 간혹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전문가들은 주택신고제,세금강화 등 후속대책이 본격시행되는 점을 올해 주택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고 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시장이 이미 수요자가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는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미 예고된 정부정책의 로드맵도 억제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을 견인할 만한 요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신 내년도 주택공급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세를 보였던 전세시장은 올해 역대 최대규모의 재건축 사업승인이 이뤄진데다 일반적으로 짝수 해에는 임대차 재계약이 많기 때문에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만찮은 공급물량도 집값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입주물량이 수도권에만 20만호,전국적으로 40만호에 이르고 주거용 오피스텔은 8만9천여실에 이른다는 점에서 공급과잉마저 예견되고 있다. 대신 수요측면에선 가수요의 퇴조와 더불어 실수요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주택구매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수급요인에 따른 불황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수익형 부동산은 일교차 심해=지난해보다 상승에 무게가 실리지만 여전히 올해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익성 부동산의 투자는 관심대상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각 틈새상품내에서도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상가는 테마형상가나 근린상가의 경우 과다공급으로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5백가구이상의 중대형단지내 상가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볼만하다고 충고했다. 양해근 부동산뱅크 실장은 "테마형상가는 지난해 집중공급돼 인기가 시들해질 것"이라며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기존 아파트시장엔 악재지만 상가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단지내 상가투자가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양 실장은 "특히 올 하반기부터 상가도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자금조달 등의 이유로 분양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큰 데다 점차 상가의 희소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로서는 후분양제가 시행되기 이전에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할만하다"고 조언했다 오피스텔 시장,특히 기존 원룸형 오피스텔은 공급포화상태로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에 따르면 수도권지역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지난 2002년 5천8백30실,2003년 3만2천7백1실로 크게 증가했다. 이어 올해에도 6만6천6백86실로 지난해의 2배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분양권전매가 가능하고 주거기능이 대폭 향상된 '아파텔'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권전매가 금지되는 주상복합시장은 공급축소 및 청약률 감소 등의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 5일제 근무가 확산됨에 따라 수도권 및 강원지역의 펜션시장이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법원경매시장에서도 토지가 인기종목으로 떠 오를 전망이다. 내년에도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의 토지는 법원경매시장에 나오자 마자 낙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경우에 별도의 허가절차 없이 경매로 낙찰받아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