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前) 대통령의 체포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요인 제거와 이라크 재건 촉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뉴욕증시를 비롯한 미국 금융시장에도 큰 낭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8개월반 만에 10,000포인트를 재돌파하면서 `산타 랠리'의 꿈에 부푼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은 후세인 체포 소식으로 연말 장세가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는 무엇보다 이라크 저항세력의 의지를 크게 약화시켜이라크 정국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라크의 안정은 한편으로는 이라크 전후 통치를 위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치러야 했던 희생의 경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가장 큰 희생을 치러왔던만큼 미국금융시장이 후세인 체포 소식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가 이라크 전후 재건사업이 속도를 더하고 국제 금융시장 및 석유시장으로 이라크가 복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수 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 전후 사태의 전개와 이를 둘러싼 중동 및미국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는 점도 그동안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의 분위기를 알게 모르게 압박해왔던 악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종전 이후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가장 큰 뉴스였다고 할 수 있는 지난 7월 22일후세인 전 대통령의 두 아들 사망 이후 금융시장이 보인 반응을 돌아보면 후세인 전대통령 체포의 영향을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약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장중에 후세인 전 대통령의 두 아들이 미군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진직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나스닥 종합지수가 1.5% 가까이 오르는 등 제법 큰 폭의상승세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다음날까지 강세를 이어갔으나 곧 이익실현 매물이 증가한데다 다른재료들이 부각되면서 상승세는 이틀로 마감됐다. 이 소식은 또 국제금융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쳐 미국 달러화 강세와 금값 하락, 채권 수익률 상승 등 경제의 강세국면에서 나타나는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국제 유가는 크게 하락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는 두 아들의 사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파급력을 지닌 뉴스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로 인한 금융시장의 반응은 당시와 방향은 비슷하되 진폭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이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대부분의 금융시장이 문을 닫은 일요일 새벽(미국 현지시간)이어서 구체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분석가들은 15일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부터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반영돼 중동과 유럽을 거쳐 미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SG 야마이치 자산관리의 요시노 아키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다우존스 인터뷰에서 당장 15일 일본 주식시장의 닛케이 225지수가 2-3% 상승할 것이며 뉴욕증시도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후세인 전 대통령의 두 아들 사망 소식으로 촉발된 뉴욕증시 강세가 단이틀 지속된데서 보듯 향후 이라크 사태의 전개방향에 따라 그의 체포 소식이 가져올 상승장세는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라크 사태를분석해온 스트래트포 닷컴의 조지 프리드먼 대표는 CBS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미국금융시장이 열리는 15일까지 대규모 게릴라 활동이 벌어진다면 후세인 체포에 대한시장의 반응은 냉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