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외환카드 합병작업이 노조의 반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8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외환카드와의 합병과 구조조정 작업을 진두지휘할 외환은행 합병준비단(단장 노춘헌) 4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외환카드 본점사옥에 들어가려 하고 있으나 노조의 저지로 대치중이다. 준비단은 지난 5일에도 두차례 진입을 시도했다가 노조가 막아 실패한 바 있다. 노조의 이런 움직임은 외환은행이 내년초 합병을 앞두고 단행할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강력한 항의 표시로 보인다. 노조는 특히 지난 5일 조합원 556명(재적 584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한 파업찬반투표에서 무려 93.5%에 달하는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한 이후 이날부터 사실상 파업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사측의 임금협상 결렬 선언이 표면적 이유이지만 외환은행과의 합병에 반대하는 강경투쟁을 본격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외환은행 안팎에서는 외환카드의 정규직 인력 660여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상당수의 인력이 합병 과정에서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노조의 강경투쟁 태세에 대해 외환은행측의 입장은 매우 단호하다. 물리적으로 사옥 진입이 어렵다면 제3의 장소에 임시사무실을 설치해서라도 최대한 신속히 합병과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미 합법적인 합병승인 절차가 끝난데다 외환카드의 구조상 합병과정에서 대규모 인력 및 조정에 대한 수술은 불가피하고, 더이상 합병일정을 늦출 경우 외환카드가 또다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릴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 쟁의조정을 신청한 노조는 냉각기간 사측과의 임단협 협상을 다시 벌여 결렬될 경우 이르면 13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방침이지만 양측의 갈등이 임단협보다는 구조조정과 합병문제에 있다는 점에서 합병작업에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