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플레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한국은 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F조 2차전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전.후반 6차례 문전 프리킥과 4차례 코너킥 등 모두 10차례 세트플레이 찬스를 잡았으나 상대 수비수들에게 간파당하는 어설픈 플레이로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열지 못했다. 반면 파라과이는 전반 14분 한국 진영 좌중간에서 잡은 프리킥 찬스를 전문 키커 에드가 바레토가 자로 잰 듯 올리고 2선에서 뛰어든 수비수 힐베르트 벨라스케스가 방향만 살짝 트는 헤딩슛으로 깨끗하게 꽂아넣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박성화호는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3~4가지 형태의 세트플레이 전술을 다양하게연마했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한결같이 상대 수비 벽에 걸려 남은 미국과의 조별리그3차전을 앞두고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전반 12분 상대 문전 30m 지점에서 잡은 프리킥 찬스에서는 독일전에서 선보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정조국과 권집이 정지된 볼을 넘어 지나치고 김진규가 달려들어오며 강력한 슈팅을 때리는 작전을 시도했으나 상대 수비수들이 미리 알아채는 바람에 볼을 빼앗긴 뒤 역습의 빌미를 내줘 2분 뒤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세트플레이에 실패하자 곧바로 상대방 세트플레이에 당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또 전반 40분과 45분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잡은 프리킥 찬스에서 때린 권집과김진규의 슛도 수비벽에 여지없이 걸렸고 후반 5분과 20분 최성국, 권집의 오른발,왼발 프리킥도 모두 벽에 막혀 골문 근처에 도달하지도 못했다. 후반 39분 페널티 아크 바로 앞에서 잡은 가장 좋은 프리킥 찬스에서는 최성국이 볼을 그냥 지나치고 권집이 왼발 슛을 쏘아올렸으나 이번에는 벽을 의식한 듯 볼이 너무 떠버려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갔다. 권집이 주로 맡아 차 올린 코너킥도 높낮이가 전혀 맞지 않아 체격좋은 파라과이 수비수들의 헤딩에 번번이 걸리며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내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반면 파라과이는 전반 14분 세트플레이에서 선제골을 뽑아낸데 이어 23분 바레토가 25m짜리 중거리 슛으로 골키퍼 김영광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후반 14분 코너킥에서 이어진 마르티네스의 헤딩슛도 거의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김영광이가까스로 쳐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한국은 세트플레이가 번번이 실패하자 후반 교체 투입한 최성국의 스피드와 개인기를 앞세워 골지역 오른쪽으로 직접 돌파를 시도했으나 파라과이 포백 수비수들이 끈질긴 밀착 마크를 펼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