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통신 3사가 번호이동성제도 도입 한 달을 앞두고 치열한 고객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캠페인은 기본이고 통신위원회에 위법 행위를 서로 제소하는 일도 다반사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공정거래위원회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시장 질서 회복에 나섰다. 이동통신 3사가 사활을 건 고객 유치전을 벌이는 것은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서비스 회사만 바꿀 수 있는 번호이동성제도가 도입될 경우 상황에 따라서는 '고객 대이동'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은 시장 구도를 바꿀 마지막 기회로 보고 '한판 승부'를 벌일 태세다. SK텔레콤 역시 한 치의 양보 없는 총력전을 벌일 자세다. ◆ 고객 대이동 시작되나 =내년 1월1일이면 SK텔레콤 고객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 같다. SK텔레콤은 저렴한 비용으로 단말기 업그레이드를 해주겠다고 하고, KTF와 LG텔레콤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가입 회사를 바꾸라고 권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가입 회사를 변경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먼저 단말기를 바꿔야 한다. 011과 016, 019는 사용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 3만원의 가입비와 1천원의 가입 전환 수수료도 내야 한다. 30만∼40만원의 목돈이 필요한 셈이다. 이 때문에 번호이동성제도가 도입되더라도 가입 회사를 바꾸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단말기 교체 비용이 소비자가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싸고 SK텔레콤과 후발사업자 간에 요금 차이가 더 벌어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 회사들은 정부 정책의 변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 요금할인제 등에 대해 정부가 규제를 완화할 경우 번호이동이 활발해지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 불 붙은 고객 유치전 =최근 이동통신업계 최대 화제는 '스피드010'과 '약정할인제'다. 스피드010은 SK텔레콤이 내년 1월1일부터 도입되는 새로운 번호체계에 대비해 만들어낸 새 브랜드다. KTF와 LG텔레콤은 이에 대해 국가 자원인 공통 식별번호를 자사의 브랜드로 삼는 것은 법 위반이라며 통신위에 제소했다. LG텔레콤의 약정할인제 역시 통신위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요금 제도가 사실상의 보조금 지급에 해당된다며 통신위에 제소했다. 이 두 사안은 SK텔레콤 KTF LG텔레콤이 본격적인 고객 쟁탈전을 펼치기 전에 벌이는 신경전에 불과하다.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전쟁은 시간이 흐를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KTF는 SK텔레콤 고객을 적어도 1백80만명 빼앗아 오겠다고 벼르고 있고, LG텔레콤도 2백만명 가입자 증가를 목표로 내걸고 사활을 건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 고객 혜택은 많아진다 =이동통신사들의 경쟁은 결국 소비자들의 편익을 높여줄 가능성이 크다. 당장 통신요금 인하 논의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이 요금중 일부 항목을 개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LG텔레콤과 KTF도 가격체계를 재검토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LG텔레콤과 KTF가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통화품질 개선을 위한 투자도 대폭 늘렸다. SK텔레콤도 저렴한 가격에 단말기를 업그레이드해 주는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