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업종에서 시장지배력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가 훨훨 날고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시장지배력이 뛰어난 독과점 내수기업들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3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28일 4.67% 상승한 22만4천원에 마감되면서 사상 최고가 행진을 계속했다. 지난 10월 초까지만 해도 12만원대에 머물러 있던 농심은 라면시장에서 73%,스낵시장에서 36%에 달하는 높은 시장점유율을 토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시멘트주도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경기지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한일시멘트는 지난달 28일 5.08% 오른 6만2천원을 기록,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인쇄용지를 생산하는 한솔제지와 한국제지의 주가 상승세도 거세다. 한솔제지는 지난달 28일 장중 한때 8천8백2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한국제지도 8.71%나 상승했다. 국내 유일의 재보험 전업사인 코리안리도 6.16%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국내 전력산업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전력은 올해 가장 높은 주가 수준에 도달해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의 43%를 차지하고 있는 태평양 역시 지난달 28일 현재까지 사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채원 동원투신 자문운용실장은 "최근 증시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살아남아 시장지배력이 오히려 높아진 기업들의 '주가 제자리 찾기'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의 경우 작년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삼성전자(11배)보다도 높은 14배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실장은 "독과점 기업들은 경기침체 와중에서도 높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에 따른 안정된 현금창출 능력이 최근 들어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관점에서 독과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주가가 못 오른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면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