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7일 "누구나 은퇴하면 고향에 돌아오는 게 최대의 꿈이지만, 성공 못하면 돌아오기 어렵게 되는데 저는 꼭 돌아오고 싶은 만큼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진해시 웅동에서 열린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기공식에 참석한 뒤 경남도민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보통 사람들은 외지로 나가는 게 꿈이고 외지에 나가면 성공한 뒤 정치를 해보려고 고향을 찾는데 저는 고향에 살다가 정치를 시작하고 고향을 잃어버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한때는 고향에 돌아오면 다소 썰렁하고 시선도 따뜻하지 않아 인간적으로 참 괴로왔던 적이 있다"며 "특히 정치적으로 재미를 못봤고 인간적으로도 고통이 컸다"고 총선에서 거푸 고배를 마신 사실을 회고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대통령 하면서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전국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과연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설사 제가 잘못해도 여러분이 힘껏 도와주면 성공할 수 있고 고향에 돌아와 기쁜 마음으로 여러분과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협조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김혁규(金爀珪) 경남지사에 대해 "구슬이 서말이라도 잘 꿰야 보배라는데 잘 꿰고 있다"고 치켜세웠고, 이에 앞서 김 지사도 인사말에서 "같은 고향 출신인 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역사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길바란다"며 "여러분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준다고 약속하는 의미에서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경남도측의 각종 지원요청에 대해 노 대통령은 "경남은 조건도 좋고 좋은 지도자도 있으니 잘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고향이라도 명분없이는 예산을 듬뿍 떼줄 수 없으니 사업이 되는 것을 만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도가 국정 최고 목표인 소득 2만달러 달성에 앞장서고 있으나 제조업만으로는 힘들어 이벤트 사업인 F1대회를 유치해 관광객이 들어오게 만들고 자동차 부품 비즈니스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보고했다. 김 지사가 "F1도 근본 추진력은 노 대통령이 '밀어주겠다 해보라'고 사인을 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간접 표하자 노 대통령은 "오찬장에 오기전 김 지사와 이 문제에 대해 10분간 얘기했는데 F1 경기장 부지문제는 불가능하면 안되지만 가능하다면 추진해보자"고 김 지사를 성원했다.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b94051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