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 D-5.' 2003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20년 만의 4강 신화를 노리는 20세이하(U-20) 한국청소년대표팀이 결전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 입성해 25일(한국시간)부터 본격적인 현지 적응훈련에 돌입했다. 박성화호는 오는 30일 새벽 1시30분 열리는 독일과의 조별리그(F조) 1차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총체적인 전략과 세부 전술을 완성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예비 골키퍼를 포함한 21명 엔트리는 별다른 부상 선수없이 전체적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른쪽 쇄골 골절상을 털고 일어선 공격의 핵 최성국(울산)도 지난 23일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이후 실전 감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박성화 감독은 지난 17일 출국한 뒤 최종 전지훈련장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실시한 닷새 간의 훈련을 통해 투톱 스트라이커 정조국(안양), 김동현(오이타)을 동시에 쓰는 포메이션과 둘중 하나를 최전방에 놓고 턱 밑에 최성국이나 박주영(청구고) 등 처진 스트라이커를 받치는 방안을 면밀히 저울질해왔다. 박 감독은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정조국, 박주영을 선발로 내세워 전방에 놓는 실험을 하는 한편 일본에서 합류한 임유환(교토)도 중앙 수비수로서의 가능성을 반복 테스트했다. 현재 남은 문제는 장신에 탄탄한 체격을 자랑하는 전차군단 공격수들을 막아내야 하는 수비수들의 최종 포진을 확정짓는 일. 독일은 제바스티안 네이슬, 크리스티안 슐츠 등 180㎝대 공격수들이 몇몇 있지만 공격진 중에는 눈에 띄는 장신 선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오히려 스피드와 조직적인 돌파를 막는 게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따라서 이른바 `잔 스텝'이 좋은 오범석(포항)과 주력만큼은 독보적인 박주성(수원) 등 발빠른 수비수와 190㎝의 여효진(고려대) 등 장신 벽을 적절히 배치시켜 힘과 높이, 스피드를 동시에 막는다는 복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박성화호가 독일과의 1차전에 명운을 거는 것은 한국이 전통적으로 큰 대회에서 첫 경기에 약한 징크스가 있는데다 첫 판을 내줄 경우 남은 조별리그 2, 3차전에서도 몸이 굳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난 8월 핀란드에서 열린 U-17 세계선수권대회 미국과의 1차전에서 대패하며 쓰라린 경험을 곱씹은 윤덕여 감독이 합류해 선수단에 `첫 판 컨트롤'을 위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