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북ㆍ중 수뇌부연회에서는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과 북ㆍ중 친선 관계가 언급됐다. 30일 북한 언론매체 보도에 따르면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연회에서 각각 연설했다. 먼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환영사에 해당하는 연설을, 이어 우방궈 상무위원장이 핵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요지의 답사를 했다. 이들 연설문은 우선 환영과 감사의 뜻을 각각 전하고 중국 대표단 방북에 의미를 부여한 데 이어 양국 현황과 친선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담아냈다. 우방궈 위원장은 "이번 대표단은 전통적인 중ㆍ조 친선을 가일층 공고발전시키는 사명을 맡고 형제의 나라를 방문했다"고 방북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이날 연회에 앞서 열린 김영남 위원장과의 회담에 대해 "전통적인 중ㆍ조친선을 가일층 발전시키는 것과 공동 관심사인 지역과 국제문제들을 갖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폭넓은 공동인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는 중ㆍ조 쌍방의 근본이익에 부합된다"면서 "중국측은 조선반도 북남 쌍방의 관계 개선과 조선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는 조선 동지들과 함께 조선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핵문제를 언급한 뒤 "앞으로도 중ㆍ조 친선협조관계의 끊임 없는 공고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남 위원장 연회연설에서 중국 대표단의 방북에 대해 "중국에서 새 지도부가 구성된 후 첫 고위급 대표단 방문으로서, 전통적인 조ㆍ중친선을 새로운 단계로 추동하는 뜻깊은 계기"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현 정세에 대해 "오늘 일방주의 세력의 전횡과 독단, 침략으로 말미암아 전반적 국제정세는 엄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미국을 겨냥한 뒤 "냉전은 오래전에 끝났다고 하지만 조선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 정세는 미국의 변함 없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복잡한 현 정세 속에서 조ㆍ중 친선을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두 나라 인민의 근본이익에 부합되며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도 유익하다"면서 "우리는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중국 동지들과 함께 전통적인 친선을 계속 강화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형제적 조선동지"(우방궈), "형제적 중국인민"(김영남),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동지적, 전략적 관계"(〃), "두 나라 노세대 지도자들이 친히 마련하고 키워주신 중ㆍ조친선"(우방궈) 등의 수사를 구사하는 등 우의를 과시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