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의 개전 명분이 된 이라크 핵위협론이 의도적으로 과장되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 수뇌부가 이라크의 핵 개발 프로그램의증거로 이라크가 보유한 '알루미늄 튜브'를 줄기차게 내세웠으나 미국은 이라크 전쟁 당시와 이후 사찰 과정에서 문제의 물질이 대량으로 쌓여있는 창고를 아예 방문조차 하지 않고 방치해 의혹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은 지난 4월 바그다드로 행군하는 길에 알루미늄 튜브가 보관돼 있던 바그다드 인근의 무기고를 그냥 지나쳤으며 전쟁 후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 추적을 주도해온 '이라크서베이그룹(ISG)'도 이곳을 비롯해 부시 대통령이 '심각한 위험'이라고지칭한 활동의 무대가 된 장소들을 몇 달째 방문조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포스트는 알루미늄관들은 결국 고철 수집상에 의해 하수관으로 팔려나갔을 것이라면서 만약 이것이 미국 정부의 주장처럼 핵 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진짜 위협거리라면 이렇게 방치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포스트는 또 사찰단의 핵심 관계자인 호주 국방 정보 기관의 스티븐 D. 미킨(48)준장을 인용, 사찰단은 이 알루미늄관들이 "무해한"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킨 준장은 이 물질들은 전쟁 전 이라크 정부의 주장처럼 "로켓의 외피 제조용"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트는 이어 이라크가 걸프전 이전에 추진한 핵프로그램의 핵심 과학자 마흐디 오베이디에 대한 미국측의 심문이 바로 이뤄지지 않은 점과 이라크가 핵개발을재개하지 않았다는 오베이디의 일관된 주장도 미국 정부의 '핵위협 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제시했다. 포스트는 또 전쟁 후 핵 의혹 물질 및 시설에 대한 미국측 사찰 담당자들이 일할 거리가 없어 책만 읽고 있다고 꼬집고, 이들 중 일부는 이미 미국에 돌아온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