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정부가 부동산 안정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신규 아파트 분양가 인상 랠리가 또 시작됐다. 최근 서울 강동과 경기도 분당에서 공급된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격이 평당 1천4백만원대를 웃돌고 서울 10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평균 평당 분양가도 1천3백만원대를 넘어서면서 '분양가 과다 인상'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이처럼 서울 동시분양뿐 아니라 수도권 주상복합아파트까지 분양가 인상 랠리에 가세하자 전문가들은 기존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얼마나 올랐나 26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초 청약을 받는 서울 10차 동시분양 아파트 12개 단지(6백8가구)의 평당 평균 분양가격은 1천3백17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7차(평당 1천3백38만원)에 이어 동시분양 사상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D사의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 24평형은 4억5천1백60만원으로 평당 1천8백80만원에 달했다. 소형 평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평당 2천만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또 L사가 삼성동에서 공급하는 아파트는 62평형(12억4천3백만원) 분양가격이 평당 2천5만원이다. 이밖에 10차 동시분양을 통해 강북에서 공급될 단지도 평당 1천만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주상복합의 분양가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 24일 72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된 성남시 분당 정자동 S주상복합의 경우 47평형 기준층 분양가격이 6억7천만원에 달했다. 평당 1천4백25만원에 분양된 것이다. 같은 날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분양된 D주상복합의 분양가도 평형에 따라 평당 1천4백만~1천7백만원에 달했다. 또 오는 29일 청약을 받는 서울 광진구 노유동 S주상복합 58평형의 분양가도 9억5백53만원(평당 1천5백60만원)으로 결정됐다. ◆ 왜 자꾸 오르나 최근 분당에서 선보인 S주상복합은 하룻밤 사이에 분양가격이 평당 1백만원 가량 인상됐다. 모델하우스 개장 전날까지 평당 1천3백만원대 초반으로 알려진 분양가격이 다음날 1천4백만원선에서 확정된 것이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분양가격이 치솟는 이유로 업계는 땅값 인상을 첫번째로 꼽고 있다. 서울 강남 대로변 상업지역의 평당 땅값이 5천만원까지 치솟았지만 그나마 땅이 없어 난리다. 이같은 택지난은 곧 땅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해진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고급 마감재 남용도 분양가 인상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업체간 분양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은 비싼 고급 마감재 사용으로 분양가 인상을 합리화하고 있다. 이밖에 인허가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등 간접비 인상도 고(高)분양가 형성에 한몫 하고 있다. ◆ 지자체들 단속 나서나 최근 수도권의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급등하는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사업계획승인과 분양승인을 무기로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 강서구청은 관내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를 1천만원 이하로 유도하고 있다. 잠실주공 등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송파구도 재건축추진팀을 통해 적정 분양가 책정을 업체들에 권유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도 교하지구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분양가 인상 방침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분양가가 계속 뛸 경우 기존 집값 상승의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실효성이 낮은 지자체의 행정지도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분양가를 적정선으로 유도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