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미군기지에 근무하는 한국군에 대한 차별관행이 25년만에 사라졌다. 23일 한미연합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78년 사령부 창설이래 미군과 한국군에게 차별 적용해 양국군 간 갈등 요인으로 지적돼온 여러 제도들이 대폭 손질돼 지난달부터 시행중이다. 우선 연합사로 전입해 오는 한국군 장병들의 출입증은 미군과 동일하게 미 헌병참모부가 신청받는 즉시 발급하도록 됐다. 그간 한국군이 출입증을 발급받으려면 신원이 확실한데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신원확인 절차 때문에 적어도 3~4주 동안은 근무자의 안내를 받아야만 출입이 가능했었다. 주한미군은 1인당 외부인 4명을 영내로 동행할 수 있는데 반해 연합사근무 한국군은 3명으로 제한한 관행도 동등한 조건으로 바꿨다. 게다가 연합사 근무 한국군 배우자도 신청즉시 출입증을 발급받게 돼 미군 배우자와 마찬가지로 외부인들을 동행 안내할 수 있게 됐다. 연합사 소속 한국군이 용산기지가 아닌 다른 미군기지를 드나들때 별도 출입절차를 밟아야 했던 것도 미군과 마찬가지로 부대 정문에서 출입증만 제시하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는다. 또 미군만이 사용가능했던 용산기지내 헬스장과 축구장, 농구장 등 체육시설과 극장, 가족공원, 도서관 등 다양한 공공시설도 예약만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미군은 출입증만 제시하면 이같은 영내 편의시설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었으나 한국군은 미군이 사용하는 일부 클럽이나 간이음식점, 이발소 등 사용료를 지불하는 극히 일부시설을 제외하고는 많은 제약을 받았었다. 특히 사병들은 카투사와 동일하게 영내극장 무료관람이 가능해졌다. 미군전용인 골프장은 연합사 근무 한국군 장성들에 이어 앞으로 대령급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현재 협의중이다. 연합사의 이번 조치는 신일순 연합사 부사령관(육군대장)이 한국군 장병들의 불만을 수렴, 리언 라포트 연합사 사령관에게 연합사의 `좋은 이웃 프로그램'에 입각한 개선을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라포트 사령관은 향후 더 많은 분야를 개선하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연합사가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