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먹는 소크라테스」(우도 마르크바르트지음. 서유정 옮김)는 일상 생활 속에서 발견되는 철학을 쉽게 풀어 쓴 교양철학서이다. 저자는 좋은 철학이란 구체적인 인간의 삶 속에서 출발한다는 입장에 서서 철학자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일화들을 소개했다. '산책길 위의 철학자'.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는 하늘만 바라보고 걷다 우물에 빠지고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됐다. 하지만 탈레스는 꾸준히 천체를 관찰해 BC 585년5월 28일 일식을 정확하게 예언할 수 있었다. 17세기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산책용 지팡이의 손잡이에 펜과 잉크병을 넣을 수 있도록 특수제작해, 걷는 중에 떠오르는 생각을 곧바로 메모할 수 있었다. 정확히 같은 시각에 같은 길을 산책하는 칸트를 보고 동네 사람들이 시계를 맞췄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연극과 철학'. 플라톤은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가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는 이유에서 연극을 싫어했다. 플라톤은 "관객들이 실재하는 세계에 대해 알지 못하는 한 연극은 그들의 영혼을 파괴할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20세기 최고의 독일 철학자로 불리는 하이데거는 1976년 사망 후, '용서받을 수 없는 말. 망각하는 존재' 등 세 편의 연극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된다. 1933년 당시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학장이었던 하이데거가 히틀러에 동조해 나치당에 입당한 이력을 문제삼은 것이다. '철학자와 죽음'.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신 후 "크리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진 게 있네"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그는 '철학한다는 것은 곧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자신의 말을 그대로 실천한 사람이었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자신의 죽음을 소크라테스처럼 극적으로 '연출'하고 싶었다. 그는 독미나리로 만든 독약을 마셨지만 독약의 유효기간이 지나버려 효과가 없었다. 도저히 죽을 기미가 없자 세네카는 스스로 동맥을 끊었으나 출혈이 느려 목숨을 끊지 못했다. 결국 그는 한증막에서 질식사를 선택해 '실패작'의 연출가로 남았다. 책은 이외에도 음식, 여성, 역설, 논쟁 등과 관련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휘슬러 刊. 300쪽. 1만2천원.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