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결을 위한 차기 6자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는 등 한반도 주변 정세가 여전히 안정적이지 못한 가운데 남북은 내달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서 그 어느때 보다 활발한 교류를 가질 전망이다. 이중 비중이 가장 큰 행사는 다음달 14∼17일 평양에서의 제12차 남북 장관급 회담. 남북간 고위급 접촉채널인 장관급 회담은 특히 향후 차기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점검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7월9∼12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 11차 장관급회담에서 "핵문제를 적절한 대화의 방법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며 확대 다자회담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같은 달 말 6자회담 수용을 전격 밝힌 바 있다. 남측 대표단장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12차 장관급회담에서) 기본적으로 한반도를 안정 관리하는 가운데 북핵 해결에 대한 (북측의) 긍정적인 자세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차기 6자회담 수용 유도가 주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차기 6자회담은 지난 8월27∼29일 베이징 첫 회담 개최후 10월중 열릴 것으로기대됐으나 최근에는 11월로 미뤄지는 분위기이다. 통일부는 지난 6자회담에서 각국이 비교적 솔직한 의견교환을 통해 상호입장을이해할 수 있었고 회담의 유용성과 지속성에도 공감한 만큼 차기 6자회담도 조만간 개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월 말 평양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 7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도 관심거리다. 8월말 서울에서의 6차 경협위에서 남북 직교역을 현실화시키는 중소기업사무소를 북한에 개설키로 합의한 터여서 후속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1~12일 제 3차 남북경협제도 실무협의회와 제3차 남북해운협력 실무접촉이 문산에서 동시 개최돼 4대 경협합의서 후속조치와 북한선박의 국내 영해통과 문제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사업을 위한 제 2차 대북 자재.장비제공이10월 부터 본격 추진된다. 따라서 돌발 변수만 없다면 이를 토대로 경의.동해선 본도로와 경의선 철도가 금년말 완공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민간분야의 활발한 교류도 예정돼 있다. 우선 내달 6∼9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식을 위해 현대아산과 체육관계자,그리고 일반인 1천명이 경의선 육로를 통해 개성을 거쳐 평양으로 향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을 태운 버스만도 수십대에 이를 것으로 보여 지난 지난 98년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소떼방북' 이후 최대의 장관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민족 단합을 슬로건으로 다음달 23일부터 닷새간 제주도에서 열리는 민족통일평화 체육문화축전(이하 민족평화축전)도 주목할 만하다. 민족평화축전은 당초 7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때문에 지연됐었다. 이 축전에 북한은 체육선수단, 예술단, 취주악단, 태권도선수, 보장성원(안내원)등 400여명과 100여명에 달하는 취주악단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취주악단은전원 여성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져 부산아시안게임과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이어 다시 한번 `북녀 열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지난 27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방북 국감설에 주권모독이라며 국회의 공식 사죄를 요구하고 나선 것과 논란이 계속중인 이라크 파병문제 등이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