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에서 자결한 고 이경해씨의 영결식이 20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유가족과 농민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농민장'으로 치러졌다.


이씨의 유해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각 지부 임원 20여명이 멘 꽃상여에 실려 올림픽공원앞 4개 차로를 막고 영결식장까지 운구됐다.


이씨의 맏사위 김정훈(32)씨가 든 영정을 앞세우고 큰딸 보람씨 등 유가족들이흐느끼는 가운데 한농연 회원 등 400여명이 500여m 정도 늘어선 채 영결식장까지기다란 운구행렬을 이루기도 했다.


영결식장 단상에는 이씨의 대형 영정이 놓였고, `이경해 열사여 고이 잠드소서'`농민도 국민이다.

우리농민 살려내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검은 현수막이 수십개가 내걸려 애도의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영결식은 김흥기 한농연 수석부회장의 사회로 서정의 한농연 회장의 영결사에이어 송남수 전국농민연대 회장과 정현찬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회장이 차례로 조사를 읽으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서 회장은 영결사에서 "고인의 뜻을 살려 고인과 WTO에 맞서 농산물 수입을 결사 저지하자"며 "평소 고인의 뜻은 농민이 살 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1시간30분간 진행된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차가 장지인 전북 장수군으로 향하는 도중 농민 20여명이 "정부로부터 농업을 살리는 대책을 얻어내기 전까지는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며 운구차를 막고 20여분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영결식에는 한농연 경북연합회 회원 500여명이 참석해 이씨의 명복을 빌었으며김영진 전 농림부 장관,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등 각계 인사도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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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엄수된 고(故)이경해씨의 영결식에 참석했던 농민 3천여명은 영결식이 끝난 직후인 오전 11시40분께부터 롯데백화점 앞 올림픽대로 8차선 양방향을 모두 막고 시위를 벌이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이들 농민들은 "정부가 농민들을 살리기 위한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경해씨의 유해를 싣고 청와대까지 진출하겠다"고 주장하며 대치중이던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전경버스 5대와 전경 500여명을 동원, 올림픽대로 양방향을 차단한채 농민들의 시위 진출을 저지했다.


농민들은 도로변 화단에 있던 돌을 집어 던지거나 깃발을 묶은 3m 가량의 대나무를 휘두르며 경찰 저지선을 뚫고 진출을 시도하는 한편 일부 농민들은 전경버스를 뒤집기 위해 차체 옆면를 흔들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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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20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고 이경해씨 영결식에서 농민들이 상여를 운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