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시사주간 타임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전세계가 겪고 있는 혼란은 앨 고어가 대통령이 되지 못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올브라이트는 자전적 회고록 '마담 세크러터리' 출간을 앞두고 가진 회견에서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으로서 겪은 외교 문제들과 자신의 견해를 10문10답의 형식으로 털어놓았다. - 이 책을 쓴 이유는? ▲ 매일매일의 정책 결정은 논쟁이며 유쾌하지 못한 순간들도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내가 (클린턴 정부에서) 겪었던 의견 차이는 부시 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지극히 미미하다. 내 생각엔 그럴만한 논쟁거리가 못 된다. - 당신이 오사마 빈 라덴의 위협을 방치하고 결국 부시 정부에 떠넘겼는가? ▲ 클린턴 대통령은 처음부터 테러에 초점을 맞췄다. 중앙정보국(CIA)은 빈라덴특별부를 설립했고 대통령은 그를 죽일 권한을 부여했다. 우리는 1998년 대사관 폭파 후 빈 라덴 캠프를 공격했고 거의 잡을 뻔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에 8천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지만 아직도 잡지 못했다. -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정당한가? ▲ 나는 언제나 후세인이 개입을 정당화할 만한 범죄 기록을 갖고 있다고 믿어왔지만 그의 위협이 임박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며 그런 시점에서 정부를 떠났다. 내 생각엔 모든 일이 잘못 처리됐다. - 전쟁으로 테러 상황이 개선됐나, 악화됐나? ▲ 부시 정부는 9.11 직후 이 테러를 사담 후세인과 직결시켰다. 나도 후세인에 대해서는 비판할 것이 많지만 이 문제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지금 이라크는 사실상 테러의 온상이 되고 있다. - 미국이 취해야 할 다음 조치는? ▲ 지금 고어가 대통령이라면 이렇게 지독한 혼란을 겪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미국이 군사지휘권을 갖되 노련한 유엔이 정치 및 인도지원 문제를 조정하도록 유엔 고위대표부를 설치하는 내용의 유엔 결의가 나오기를 희망한다. - 북한과 중동, 중국 등 모든 방면에서 부시의 외교정책은 클린턴과 정반대 방향으로 갔지만 결국은 당신의 방식으로 돌아오고 있다. 내심 고소하다는 생각이 드는가? ▲아니다. 나는 상냥하고 너그러운 사람이다. - 부시가 중동평화과정에서 아라파트를 도외시한 것이 옳다고 보는가? ▲ 그것은 실수였다. 그와의 대화는 쉽지 않다. 그의 권력이 영원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그는 주역이다. - 샤론 역시 아라파트만큼 거대한 평화의 장애물인가? ▲ 나는 그가 닉슨이 중국에 한 것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미국은 양측이 로드맵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보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 정부 최고위급의 끊임없는 주목을 요구한다. 내가 보기엔 현정부가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 여성이라는 점이 국무장관 수행에 어떤 의미를 가졌는가? ▲ 내가 맺은 개인적 관계가 나의 업무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나는 여성 문제를 외교정책의 중심부로 가져갔다. - 당신은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브로치를 다는 것으로 유명하다. 몇 개나 갖고 있나? ▲ 솔직히 말해 잘 모른다. 아마 100개쯤 될 것이다. 내가 장신구 산업을 부흥시켰다고 생각한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