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예측 기관별로 엇갈리고 있다. 정부와 LG경제연구원 등은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5%대)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등은 4%대를 예상, 성장잠재력이 약화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5%대 성장론'의 진원지는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 부총리는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는 5%대 잠재성장률 회복을 확신한다"고 밝힌데 이어 지난 4일에도 라디오에 출연해 같은 발언을 되풀이했다. 수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투자가 늘어나는 데다 도ㆍ소매판매(소비) 감소세가 둔화되는 등 국내 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는게 김 부총리의 주장이다. 민간경제연구소 중에선 LG경제연구원이 5%대 성장전망에 가세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4일 "수출 증가와 내수의 완만한 회복세로 인해 우리 경제는 내년에 5.1%의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외 투자은행 중에선 리먼브러더스가 최근 "내년 한국 경제의 회복 형태는 'U자'형보다는 'V자'형이 될 것으로 낙관한다"며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중국 다음으로 높은 7%로 점쳐 눈길을 끌었다. 반면 민간 연구소들은 대체로 '5%대' 성장전망이 투자부진 장기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장밋빛 전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4.4%로 예측했고 삼성경제연구소도 조만간 내년 4%대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가계의 신용 거품이 터져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가계 소득의 22% 가량이 채무상환에 쓰이는 상황에서는 소비가 호전될 수 없다"며 "정부는 잠재성장률이 5%대라고 얘기하고 있으나 소비ㆍ투자 등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수출 하나만으로는 실제 성장률을 5%대로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